지난해 10월 도쿄세계선수권에서 난도 7.4, 세상에 없던 원천기술 'YANGHAKSEON(양학선, 일명 '양1')을 들고 세계를 제패했다. 믹스트존에 세계 체조기자들이 몰려들었다. 런던올림픽 목표를 묻는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 없이 "골드메달!"이라고 답했다. 그로부터 10개월 뒤 런던 포디움, 약속은 지켜졌다. 구름판에 설 때 가장 행복하다던 1m59의 작은 거인이 마침내 높이높이 날아올랐다. 1차시기 ''양1'의 착지가 살짝 흔들렸다. 그러나 양학선은 흔들리지 않았다. 2차시기 스카라트리플을 완벽하게 꽂아냈다. 위기를 극복했다. 금메달이었다. 조성동 체조대표팀 감독과 최영신 코치가 뜨겁게 환호했다. 나비처럼 날아올라 벌처럼 꽂았다. 아름다운 5초였다. 포디움이 떠나갈 듯 박수가 쏟아졌다.
2차 시기는 '스카라 트리플(손짚고 옆돌아 몸을 펴고 세 바퀴 비틀기, 난도 7.0)'이다. 광주체고 시절 은사 오상봉 감독 아래 마스터한 익숙한 기술이다. 눈감고도 할수 있는 이기술을 완벽하게 꽂아냈다. 실시점수 9.6점, 16.600점을 받아냈다.
평균 점수 16.533점의 양학선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었다. 2위 러시아의 데니스 아블리야진(16.399점), 3위 우크라이나의 이고르 라디비로프(16.318점)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적수가 없었다. 절대적이고 우월한 점수로 꿈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마에 필요한 달리는 힘, 밟는 힘, 미는 힘 3박자의 조화가 완벽하다. 큰 무대에서 오그라들지 않는 강심장을 지녔다. 거침없이 당당하게 자신의 첫 올림픽을 즐겼다.
사랑받고 자란 양학선은 어딜 가도 당당하다. 가족을 가슴에 품고 달리는 '효자' 양학선에게 런던 금메달은 놓칠 수 없는 꿈이었다. 허리 아픈 부모님, 일만 하는 부모님이 이제는 편해지셨으면 한다. 인터뷰마다 "금메달을 따서 부모님께 번듯한 집을 지어드리고 싶다"는 꿈을 감추지 않았다. 양학선의 꿈도, 부모님의 꿈도, 체조계의 꿈도 모두 이루어졌다. 스스로 길을 열었다. 두려움 없이 당당한 청춘 '양신'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