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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열리는 F1 독일 그랑프리가 기다려지는 3가지 이유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1-07-20 18:00


◇페라리팀의 페르란도 알론소

◇레드불팀의 세바스티안 베텔

'레드불 내부 불화설, 판도에 영향 미치나?'

22일(한국시각)부터 24일까지 독일 뉘르부르크에 위치한 뉘르부르크링에서 F1 독일 그랑프리가 열린다.

올 시즌 10번째 그랑프리로, 19라운드로 예정된 2011시즌 반환점을 도는 중요한 대회이다. 이번 독일 그랑프리가 더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세가지로 압축된다.

고국팬들에게 우승을

우선 시즌 6승을 거두며 드라이버 부문 1위를 독주중인 세바스티안 베텔(레드불)이 모국에서 사상 첫 우승을 달성하며 월드챔피언에 한발짝 더 다가설지, 그리고 직전 대회인 영국 그랑프리에서 시즌 첫 승을 달성한 알론소가 베텔 추격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지의 여부다. 여기에 영국 그랑프리에서 팀의 지시를 무시하면서까지 팀 동료 베텔과 경합을 벌이는 바람에 드라이버 교체설까지 나돌고 있는 마크 웨버(레드불)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베텔은 영국 그랑프리에서 변함없이 선두를 질주하다 피트스톱에서 실수를 하면서 결국 알론소에 우승을 내줬다. 지난 2007년 데뷔한 베텔은 2008년 첫 독일 그랑프리에서 8위, 2009년 2위, 2010년 3위 등을 기록하며 포디엄 달성에는 성공했지만, 단 한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올 시즌이 홈팬들에게 첫 우승을 바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게다가 뉘르부르크링은 호켄하임과 더불어 '레이싱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의 본 고장이다. 1바퀴 랩 타임 기록도 슈마허가 가지고 있으며, 슈마허의 이름을 딴 코스도 있다. '제2의 레이싱 황제'로 불리는 베텔로선 슈마허의 '적자'임을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홈팬들 앞에서 우승을 차지, 강렬한 인상을 남길 필요가 있다.

베텔이 만약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월드챔피언 경쟁에서 월등히 앞서갈 수 있는데다, 다음주 주말에 열리는 헝가리 그랑프리까지 제패한다면 사실상 시즌 우승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슈마허가 가지고 있는 한 시즌 13차례 우승 기록에도 도전하고 있는 베텔로선 강력한 경쟁자인 알론소의 기세를 꺾기 위해서라도, 시즌 7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나타내고 있다.


내부 분란?

하지만 여기엔 변수가 있다. 웨버가 영국 그랑프리에서 팀 오더를 무시한 채 앞서 달리던 베텔을 추월하려는 은근한 신경전을 펼친 사실이 바로 그것. 웨버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알론소가 리타이어를 할 경우 우승을 다투는 상황이었다. (팀 동료라도) 어쩔 수 없었다"며 항변, 내부 불화설까지 제기됐다. 이로 인해 팀 내부에선 웨버 대신 전 월드챔피언인 키미 라이코넨으로 드라이버를 교체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왔다.

사실 F1은 2명의 드라이버 가운데 이른바 1진과 2진이 나눠진다. 두 드라이버가 함께 뛰기 시작한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웨버가 퍼스트 드라이버로 대접을 받았지만, 지난해부터는 상황이 역전된 것. 팀에선 아무래도 퍼스트 드라이버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고, 레이스를 펼칠 때 은근히 세컨드 드라이버의 희생을 요구하기도 한다. 1976년생인 웨버로선 11살이나 어린 '혜성'과의 공존이 이제 상당히 불편해진 것일 수도 있다.

단순한 해프닝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위기에 처한 웨버가 이런 상황을 딛고 어떤 레이스를 펼칠지 주목된다. 영국 그랑프리에서처럼 팀내 경쟁을 벌이다 자칫 리타이어라도 하는 자중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올 시즌 판도는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르게 된다.

황제는 나다!

2005년, 2006년 월드챔피언에 오른 후 부진을 거듭하다 지난해 베텔에 아쉽게 챔피언 자리를 내주며 시즌 2위를 차지, 완벽히 부활한 알론소는 현재로선 베텔의 가장 강력한 호적수이다.

알론소는 최근 4번의 대회에서 3번이나 포디엄에 올랐고, 지난 대회에선 운까지 따라주며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소속팀 페라리의 머신이 시간을 지날수록 완벽한 세팅이 되면서, 더욱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하고 있어 적어도 머신 대결에선 레드불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알론소는 전형적으로 공격적인 드라이빙을 즐기는 스타일인데다, 승부근성이 남달라 베텔의 독주를 그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시즌 마지막 그랑프리 직전까지 1위를 달리다, 최종전에서 너무 소극적인 레이스를 펼치다 챔피언 자리를 내준 경험이 있기에 매 경기 승부수를 던질 공산이 크다.

또 알론소는 호켄하임 서킷서 열린 지난해 독일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고, 페라리는 슈마허 덕분에 이 대회에서만 가장 많은 통산 20회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독일과 페라리팀의 궁합이 잘 맞는 셈. 알론소가 2연승을 차지하며, 베텔의 독주를 막아설 교두보를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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