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모씨는 자주 발목을 접질리는 편이다. 길을 걸으면서 휴대폰을 보는 나쁜 습관 때문이다.
휴대폰을 보면서 걷다 푹 꺼지거나 울퉁불퉁한 곳을 못 봐 주저앉으면서 발목을 접질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다행히 평소 굽이 낮은 신발을 주로 신어서인지, 발목이 붓고 통증이 있어도 하루, 이틀 정도 쉬면 낫곤 했다. 그래서 발목을 접질려도 특별한 조치 없이 그냥 놔두면서 지냈다.
흔히 '발목이 삐었다'고 하는 발목 염좌는 발목 관절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크게 꺾이면서 발목 인대 부분에서 손상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발목 염좌가 발생하면 통증,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급성기에는 제대로 서 있는 것도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부기가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통증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나은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방심은 금물이다.
삐끗한 발목은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여도 속으로는 손상이 지속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 인대가 느슨한 위치에서 그대로 아물면 작은 충격에도 반복적인 손상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즉 염좌 증상을 방치할 경우 '만성 발목 관절 불안정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 발목 불안정성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간과할 경우에는 추후 연골 손상이 발생하거나, 계속해서 악화되면 장기적으로는 발목의 골관절염을 초래할 수 있다. 발목 인대는 한 번 다치면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힘든 만큼 초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치료기간에도 다 나았다고 생각해서 치료를 함부로 중단하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손상 직후, 즉 급성기에는 발목을 충분히 쉬게 하고, 얼음 등을 이용한 냉찜질을 하고, 붕대 등으로 적절히 압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적절한 안정 및 자가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하며 초음파나 MRI 검사로 발목 인대 상태 및 연골 손상 여부를 확인한다.
부기가 심한 초기에는 부목 고정을 시행하며 부종이 감소되고 걸을 만하면 보조기 착용이 필요하다. 이후 발목이 안정화되면, 발목 주위 힘줄을 튼튼하게 하고, 균형을 잡는 재활 치료를 병행한다.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증상이 있고 만성적인 불안정성이 동반될 때에는 필요 시 발목 인대를 봉합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발목 염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목 주위 근력을 균형 있게 유지하고,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울퉁불퉁한 길이나 경사가 진 곳에서 운동을 할 경우, 발목을 잘 보호해 줄 수 있는 운동화나 목이 높은 신발을 신고, 끈을 단단히 매어 발목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걸으면서도 휴대폰을 보는 분들이 많은데, 발목을 위태롭게 하는 좋지 않은 습관이다. 걸을 때는 걷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도움말=부산힘찬병원 이희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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