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서 국제보호조류 적갈색흰죽지 3마리 관찰

기사입력 2025-03-24 07:12

[윤기득 사진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물새관찰장 운영 첫날 확인…"월동 후 북상하다 잠깐 머문 듯"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 태화강에서 국제보호조류인 적갈색흰죽지가 관찰됐다.

울산시는 지난 17일 남구 무거동 태화강 하중도 물새관찰장에서 적갈색흰죽지가 발견됐다고 24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물새관찰장 운영을 시작한 이날 오전 10시께 관찰장에 배치된 자연환경해설사들이 평소에 보던 흰죽지와 생김새가 다른 새를 목격했다.

시는 시민생물학자인 윤기득 사진작가와 함께 현장을 확인해 먹이활동 중인 적갈색흰죽지 암컷 2마리와 수컷 1마리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낼 수 있었다.

이들 3마리는 오후 6시께까지 다른 오리류 무리와 섞여 먹이활동을 하다가 다음 날 오전이 되기 전에 태화강을 떠난 것으로 파악된다.

기러기목 오리과의 적갈색흰죽지는 전 세계에서 16만∼25만여 개체가 생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곧 절멸 위기를 맞을 위험이 있는 '준위협종'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2월 주남저수지에서 1마리가 확인된 이후 금강 하구, 강릉 남대천, 제주 등지에서 드물게 관찰될 정도로 희귀한 종이다.

몸 아래 배 중앙부와 아래꼬리덮깃이 흰색이며, 수컷은 홍채가 흰색이고 암컷은 검은색인 것이 특징이다.

중동·티베트 지역에서 번식하고, 북아프리카·중앙아시아·미얀마 등지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산 철새동호회 짹짹휴게소 홍승민 대표는 "이달 14일께까지 부산 해안에서 20여 개체가 겨울을 나고 있다가 번식지로 올라가던 개체들이 잠깐 머물기 위해 태화강을 찾았던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처음 태화강을 찾은 개체가 확인된 것은 태화강이 철새들에게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으로 인식된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울산을 새롭게 찾는 철새들이 많아지고 있어 철새 모니터 요원, 새 통신원, 자연환경해설사 등과 함께 꾸준히 관찰하고 보호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hkm@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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