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환자의 복잡한 뇌혈관을 3D로 구현해 눈앞에서 직접 보면서 수술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의료진이 개발했다.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개두술에 의한 클립 결찰 수술이고 다른 하나는 혈관 안으로 들어가서 코일을 넣는 코일색전수술이다. 각각 장단점과 특징이 있지만 모두 3차원 뇌혈관 조영술을 통해 수술 전에 정확한 혈관의 해부학적 구조를 확인하고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특히 코일색전수술은 모든 과정이 뇌혈관 조영술이라는 영상기술을 이용해 진행되는데, 뇌혈관 조영영상기법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매우 명확한 한계가 존재해 왔다.
윤 교수는 지금까지 120례 이상의 뇌동맥류 코일색전 수술에 이 기술을 적용했고 모두 성공적으로 안전하게 수술을 마쳤다. 특히 모동맥(동맥류를 품고 있는 뇌동맥)과 동맥류의 경계가 불명확하고 매우 큰 동맥류를 치료할 경우 미세 도관을 비롯한 기구들이 동맥류를 뚫거나 정상 혈관을 손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안전한 수술이 가능했다.
이 기술을 수술에 적용했을 때의 효과 측정을 위해 여러 항목(동맥류와 모체 동맥 사이의 각도 평가, 중첩된 혈관의 해부학적 확인, 위험한 동맥류 벽 재확인, 미세 카테터 팁의 위치 추정 등)을 평가한 결과 모든 동맥류 수술에서 본 기술이 매우 유용했다. 특히 가장 효과가 높았던 항목은 뇌혈관의 복잡함과 2차원 영상에서는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한 혈관 겹침 때문에 생기는 혼동을 급감시킴으로써 수술을 보다 쉽고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윤원기 교수는 "이 기술을 개두술에 의한 클립 결찰 수술에 사용했을 때도 뇌혈관의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어 수술 전 전략 수립에 매우 용이했으며 보다 안전한 수술이 가능했다"며 "더불어 본 기술은 고난도 수술 경험이 적은 의료진 수련에도 매우 용이하다. 향후 가상현실 수술 교육 시뮬레이션, 홀로그래피를 이용한 뇌수술 내비게이션 개발, 환자 설명용 공동망 시뮬레이터 등의 분야로 확대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기술은 국내·외 학술대회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윤 교수는 올해 9월 초 서울에서 개최된 '제17차 한일뇌혈관외과학회 학술대회(JKJC 2024)', '2024년 대한신경외과학회 정기학술대회', '2023년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KoNES) 여름학술대회(ASCENT)', 美 미네소타의대 신경외과 동문들의 모임인 '페이튼 소사이어티(Peyton society) 심포지엄', '2023년 대한신경외과학회 정기학술대회', '2022 이중신경혈관 심포지엄(Bi-Neurovascular Symposium)' 등에서 초청 강연을 진행했다. 또한 해당 기술에 대한 연구 발표로 '2023년 대한뇌혈관외과학회 동계집담회'에서 최우수연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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