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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국내 첫 백일해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옛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 최용재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는 보건 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 백일해 환자는 영유아와 소아, 청소년을 중심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2011년 백일해 사망자 수 집계 이후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이하 협회)는 "백일해, 영아에겐 코로나보다 무서운병, 지금까지 한번도 없던 일이 발생했다"며 "소아질병과의 전쟁에 내던져진 소아청소년과 의료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제2, 제3의 백일해 사망은 재연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유행하고 있는 감염 질환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환자수가 백일해보다 훨씬 많지만 영아들에게는 백일해가 훨씬 치명적이다. 영아들에게는 치명적인 백일해와 광범위하게 퍼지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을 막아내야만 하는 엄중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전쟁보다 무서운 질병 앞에 우리가 다 함께 힘을 합쳐야 할 것"이라며 "보호자에게 주의 당부만 할 것이 아니라 정부 당국과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소아감염 질환 유행을 멈추게 할 해법 찾기 등 대책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협회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유행 조짐이 보이던 지난해에 강력한 소아감염 질환 대책을 촉구한 이후 정부 당국은 복지부와 교육부가 대책반을 운영한다고 밝혔는데 과연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돼 왔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번에 또 질병청 보도 참고 자료에 그 대책으로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운영해 대응한다고 돼 있다"며 "제발 이번에는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소아감염질환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은 "우리나라는 초저출생등으로 인해 국가 소멸을 걱정하고 있는데 이는 아이키우기 좋은 환경이 아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백일해 영아 사망과 같은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붕괴된 소아의료체계를 바로 잡고 육아가 행복한 정책적, 제도적 장치를 다양하게 마련해야 소아의 건강한 성장과 출산율 증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백일해는 발작성 기침을 특징으로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심한 기침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 신생아·영아는 심한 합병증이나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어서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에 감염돼 발생하는 제2급 감염병으로, 소아청소년이 전체 환자의 약 90%를 차지한다.
'100일 동안 계속되는 기침'이라는 뜻에서 '백일해'라고 불린다. 실제로는 6~8주에 걸쳐 진행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3~4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비말 전파되는 질환으로, 직접 접촉이나 기침 및 재채기에 의한 호흡기 전파로 감염되며, 4~21일의 잠복기가 있을 수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박성희 교수는 이와 관련 "백일해는 주로 소아청소년에서 발생하고, 영유아 10대 사망 원인 중 하나일 만큼 치명적이다. 특히 신생아 감염의 경우 치료를 받아도 치명률이 4%에 이를 정도로 높다. 따라서 적절한 예방 접종과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예방 접종을 완료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마스크 착용 등을 실천해 추가 전파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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