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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진 서윤복기념사업추진위원장 "2027년까지 마포 서윤복길 공원화...관광 명소로"

이재훈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10-16 09:26


오천진 서윤복기념사업추진위원장 "2027년까지 마포 서윤복길 공원화...…
지난 12일 서윤복길 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서윤복기념사업추진위원회 오천진 위원장(왼쪽)

서윤복길 현판 제막을 앞두고 서윤복기념사업추진위원회 오천진(숭문총동문회장, 수빈운수 대표) 위원장을 만나 향후 기념사업에 대해 얘길 나눴다.

- 기념 사업을 추진하게 된 동기는?

서윤복 선수는 한 마디로 "목표와 집념"을 가지고 삶을 꿰뚫었던 분입니다. 선수 시절도 그렇지만, 은퇴 후 지도자, 행정가, 후원자, 그리고 명강사의 이력이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격동기의 한반도 속에서 그분이 보여준 삶의 가치는 보스턴마라톤 우승으로 이어져, 당시 우리 민족을 환희 속에 하나로 뭉치게 했죠.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이 서윤복길을 달리며, 갈등 없이 목표와 집념으로 인생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냈으면 합니다.

- 먼저, 서윤복 선수는 손기정 선수의 제자였죠?

네, 두 분 모두 반도에서 세계를 달린 영웅들입니다. 손기정 선수가 해방 전 암흑기의 빛이라면, 서윤복 선수는 여명기의 빛이라고 할 수 있죠. 나이도 11년차, 한 분은 베를린에서, 또 한 분은 보스턴에서 역시 11년 차이를 두고 우승했습니다. 각각 "1936 태극기", "1947 코리아"로 상징된달까요? 두 분의 삶을 보면, 우리나라 현대사의 작은 이정표 같기도 합니다. 이번에 손기정로 옆에 서윤복길이 생겨 šœ은이들에게 더욱 뜻있는 귀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 서윤복길 공원화 계획이 있던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길은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곳이다.' 우리 추진위가 머리를 맞대고 모은 결론입니다. 그래야 길에 젊은이들의 사랑과 성공 스토리를 담을 수 있으니까요. 그게 바로 공원화 계획의 출발점입니다. 앞으로 서윤복길을 벽화 거리로 조성해 "그래피티 파크"로 만들고, 탄성바닥재 포장 1.2km 명예도로에 42.195km 마라톤 코스를 축약해 담으면서, 길 전체를 "포토 존 스트리트"로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 포토존 스트리트는 다소 생소한데…


보스턴마라톤 코스에는 피니시라인 가까이 "상심의 언덕"이라는 하트브레이크 힐이 있습니다. 실제로 서윤복 선수는 폭스테리어가 달려들어 넘어졌다 일어나 다시 뛰기도 했고요. 마라톤 완주와 우승에는 꼭 넘어야 할 고비들이 있는데, 이를 서윤복길에 상징적으로 담고 고난 극복 기념 이벤트를 벌이는 것이죠. 또, 보스턴마라톤 코스에는 선수들이 달리는 중에 길가의 여성들과 뽀뽀를 하는 키스 존이 있습니다. 보스턴 여대생들이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만든 이벤트인데, 이 대회의 문화라고 합니다. 우리 길에도 그런 이벤트들을 가득 채우고 싶습니다.

- 어떻게 마포의 랜드마크에서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어떤 길이든 만들어지면 지역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게 기본일 겁니다. 서윤복길도 지역 사회에 휴식과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어야 하고, 신촌과 공덕 일대를 포함해 길의 기점과 종점이 되는 이대역과 대흥역 인근 상권을 활성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우리 추진위원들이 의견을 모았습니다. 한 마디로, 마포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작업이죠. 장차 경의선숲길과 연계하며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용산의 손기정로와 닿으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손색이 없을 겁니다. 그리 되면, 해방 전후 "태극기"의 물결과 "코리아"의 함성이 일었듯이, "손기정로-서윤복길"이 세계인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을까요? 한국에 가면 꼭 찾아 걸어봐야 할 길로 말이죠. 아마 서윤복길 근처의 "족패천하" 기념탑도 외국인들의 관광 명소가 될 것입니다.

- 중장기 기념 사업 계획은?

서윤복길은 보스턴마라톤 우승 77년 만에 만들어진 길입니다. 우선은 서윤복기념마라톤대회를 연례 이벤트로 기획하고, 지난해 4월 이미 제1회 단축바라톤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선배인 손기정-남승룡 마라톤대회의 뒤를 잇는 것이지요. 그리고 3년 후 보스턴마라톤 우승 80주년이 되는 2027년까지 '서윤복길 공원화'에 주력하고, 이후 동상과 체육관 건립에 힘을 모을 예정입니다. 그 사이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기념사업회 법인화'도 염두에 두고 있고요. 손기정기념사업이 국가 주도인 반면, 서윤복기념사업은 민관 협력 사업입니다. 향후 많은 기관, 단체, 기업과 개인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서윤복기념사업을 통해 바라는 바는?

1947년 "코리아"의 환호성은 2002년 "대한민국"의 함성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코리아"는 해외에서 한반도로, "대한민국"은 한반도에서 해외로 울려퍼졌다는 점이지요. "코리아"는 정부 수립 전,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 후의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 사건이 우리나라 현대사의 이념이나 남북 갈등 속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기도 합니다. 서윤복길에서는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 갈등을 이겨내고 사랑과 성공을 통해 오늘의 역사를 리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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