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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재보복 시나리오는…"이, 헤즈볼라 약화에 보복 선택폭 넓어졌다" 관측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4월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한 첫 공격을 감행했을 때는 며칠전부터 주변국에 사전 통보했지만, 이번에는 불과 몇시간 전 미국을 통해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또 이란은 1차 때는 훨씬 더 느린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먼저 발사했지만 이번에는 비행시간이 12분 정도인 탄도미사일을 먼저 발사했다.
이스라엘도 올해 4월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을 때는 이란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 보복 공격을 하면서 이란과 이스라엘 양측이 서로 체면을 살린 채 치고 빠지는 '약속대련'이 아니냐는 시선마저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는 자칭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군사동맹)의 핵심인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위협을 의식했기 때문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이스라엘의 선택지가 넓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1년 가까이 전쟁을 벌이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보다 월등한 군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으나 최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암살 등 이스라엘의 공격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란 핵무기 보유를 크게 우려하는 이스라엘이 이번 기회에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 "이란 우라늄 농축시설 공격 시나리오 검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극단적인 시나리오로 이스라엘이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인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스파한주 북부의 나탄즈에서 핵무기 제조용으로 전환 가능한 우라늄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자들은 이란이 이 우라늄을 며칠 또는 몇주 만에 폭탄 제조급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실제 핵무기 생산에는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4월 이란의 공습에 맞서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이스파한 군기지를 공격했지만, 핵시설은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
당시 너무 강력히 대응할 경우 이란이 자기 대리세력인 헤즈볼라에 대규모 보복 공격을 명령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직 이스라엘 정보장교인 대니 시트리노비치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지도부의 잇단 살해와 레바논 지상 침공으로 헤즈볼라를 약화시키며 이란의 억지력을 상당 부분 제거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헤즈볼라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합류할 위험이 없어진만큼 이란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선택 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란이 이번에 공격 강도를 높이고 헤즈볼라의 위협도 줄어든 것은 이스라엘이 대응 수위를 높여 핵시설을 겨냥할 가능성 있다는 관측을 낳는 이유다.
이란은 4월에는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 185대, 순항미사일 36발, 지대지 미사일 110발을 발사했지만, 1일에는 더 빠르고 폭발력이 큰 탄도미사일 180발 가량을 발사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1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이란의 극초음속 미사일 파타-1이 쓰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이란의 공습은 지난 4월 공격 규모의 약 두배 수준이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 "이란 핵 프로젝트 파괴해야"
가디언은 이란의 이번 공격 표적에 인구 밀집 도심 지역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이를 이란의 선전포고로 받아들였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를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국가안보 보좌관을 지낸 야코프 아미드로르는 이란에 대한 공격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강력히 대응할지가 이스라엘의 과제라고 말했다.
아미드로르는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도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스라엘이 역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50년 만에 가장 큰 기회"에 마주했다며 이란 핵시설 공격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베네트 전 총리는 "우리는 이란의 핵 프로젝트를 파괴하고, 주요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고, 테러 정권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며 "문어(이란)의 촉수(대리세력)는 심하게 다쳤다. 지금이야말로 머리를 겨냥할 때"라고 주장했다.
[https://youtu.be/EawUyEZswQQ]
kms1234@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