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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티 '라그나로크' 확률 조작사태, 오랜 기간 즐긴 유저들 떠날까?

강우진 기자

기사입력 2024-04-03 10:00 | 최종수정 2024-04-05 16:31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확률 조작사태, 오랜 기간 즐긴 유저들 떠날까?
◇그라비티가 공개한 '라그나로크 온라인' 확률 변경 공지 일부. 사진='라그나로크 온라인' 홈페이지 캡처



게임사 그라비티의 히트작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확률 조작사태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핵심 IP(지적재산)인 '라그나로크'에 대한 유저들의 신뢰도가 바닥을 치면서 개발 및 퍼블리셔인 그라비티의 경영여건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이명진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온라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로 지난 2002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이다.

확률 8배 부풀리기…공정위 엄정대응 가능성

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현재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게임 내 아이템의 확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해당 의혹은 그라비티가 지난 3월 20일 홈페이지에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업데이트 하면서 시작했다. 공개된 수정표에 따르면 기존 공시와 확률이 다른 아이템은 152건에 달했다.

이 중 '마이스터 스톤', '엘레멘탈 마스터 스톤', '리 로드 스톤', '크리티컬 스톤' 아이템들은 나올 확률이 0.8%에서 0.1%로 수정됐다. 소비자들이 돈을 주고 유료로 구매한 아이템의 뽑기 확률이 최대 8배나 부풀려져 공지됐던 셈이다.

이를 두고 그라비티측은 3월 22일부터 시행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를 앞두고 판매 중인 유료 아이템에 대한 전수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일부 아이템이 게임 내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을 발견해 최신화 작업을 마친 것이라고 고지했다.

이 사실을 확인한 일부 유저들은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확률조작이 의심된다면서 공정위에 그라비티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 공정위는 민원을 접수한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에서 본부로 해당 사건을 이관한 뒤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공정위는 그라비티의 잘못된 확률 공개로 이용자들이 얼마나 피해를 봤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소비자를 기만한다고 볼 수 있는 의도적 조작이 가해졌는지 등을 판단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2일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게임산업법)' 개정안 시행 이후 첫 사례인 만큼 공정위에서도 엄정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민원 사건은 이를 접수한 지방사무소가 담당하지만, 공정위 본부로 이를 이관해서 조사하는 것으로만 봐도 이 사안을 유심히 들여보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2일 온라인게임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와 관련해 "기만행위 등 법 위반 혐의가 있다면 즉시 검토해 조사하고, 제재할 것"이라며 "형법상 사기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안 발견 시 검찰 등에 수사를 의뢰해 협업체계를 구축하겠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공정위는 올해 1월 넥슨이 MMORPG '메이플스토리' 내 아이템 큐브를 판매하면서 확률을 고의로 낮추고, 이를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116억 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확률 조작사태, 오랜 기간 즐긴 유저들 떠날까?
◇그라비티 CI.
유저 신뢰도 바닥…그라비티 "확률 조작 없었다. 재발방지 노력"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저들의 신뢰도도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라 그라비티 측에서는 유저이탈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일각에서는 아이템 강화확률 등 인게임 내 대다수의 확률 시스템을 조작해 왔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질적인 매크로 계정 문제도 운영진에서 고의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있다는 의구심까지 드러낼 정도다.

특히 그라비티가 확률 조작 의혹의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용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앞서 그라비티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서비스되는 '라그나로크 M'을 운영하면서도 확률조작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에도 일부 아이템이 실제 출현확률과 2배가량 차이가 나면서 그라비티 측에서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와 관련해 유저들은 "예전에도 '구라비티'라 불렀는데 이젠 그 거짓말쟁이가 커서 전문 사기꾼이 됐다", "신뢰가 완전히 깨져버렸는데, 누가 이 게임사를 믿고 현질하겠나"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그라비티는 의도적으로 아이템의 확률을 조작하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확률 정보 안내 시스템 개선 등 관련 프로세스를 강화해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이번 일로 많은 유저들에게 심려 끼쳐 드린 점 사과한다"며 "수작업을 통한 고지 내용의 오기입, 자료 전달 부분에서의 누락, 오래전 확률 공지가 등록된 아이템 내 구성품이 갱신됐으나 갱신 고지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작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임의로 수치를 수정할 경우 기록이 남아 임의 수정이 불가하며 추출한 확률 데이터 또한 무결하다"고 말했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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