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시가격이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상승했지만, 정부가 실수요자의 보유세 완화 방안을 마련하면서 1가구 1주택자의 세부담은 대부분 작년 수준으로 줄어들게 됐다. 6억원 이하 재산세 대상은 지난해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중인 재산세 특례세율까지 적용하면 올해 재산세가 2020년보다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보유세 1792만원보다 5.06% 증가한 것이다.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작년 95%에서 올해 100%로 올라가는 정도의 상승률이다. 보유세 완화 없이 올해 공시가격을 그대로 적용했다면 올해 보유세는 2538만원에 달한다. 서초 반포 자이 전용 84㎡도 공시가격이 작년 22억4500만원에서 올해 26억500만원으로 16.04% 오르지만, 보유세는 작년 공시가격이 적용돼 1719만원이 부과될 전망이다. 지난해 보유세 1653만원과 비교하면 4%정도 늘어나는 수준이다. 올해 공시가격을 그대로 적용했다면 보유세를 2414만원 정도 내야했다.
재산세 대상인 서울 광진구 광장현대 전용 84㎡는 올해 공시가격이 12억100만원으로 작년(10억3800만원)보다 15.7% 올라 종부세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올해 보유세는 작년 공시가격을 사용하므로 재산세만 310만원가량 내게 된다. 올해 감면이 없었다면 종부세를 포함해 총 415만원을 내야 하는데 100만원 이상 납부 금액이 줄어들게 됐다.
반포 자이와 광장 현대 외에 전용 82㎡ 규모의 잠실 주공5단지까지 3가구를 보유한 다주택자는 올해 납부할 보유세가 2억원이 넘어설 수 있다. 잠실 주공5단지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18억5600만원에서 올해 22억6600만원으로 22.09% 상승하면서 올해 보유세는 총 2억869만원에 달하게 된다. 공시가격이 낮은 중저가 주택도 2주택자 이상이라면 보유세 부담은 늘어난다.
세부담 완화 조치로 공시가격이 낮은 중저가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자들은 세부담 완화 방안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공시가격 4억원짜리 주택 2가구만 보유해도 합산 공시가격이 8억원에 그치지만 이번 보유세 완화 대상에서 제외돼 올해 오른 공시가격에 따른 세부담 증가분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이같은 형태의 감세가 계속 이뤄질 경우 다주택자는 증여나 매도를 통해 주택수 감축을 시도할 수밖에 없고, '똘똘한 1채' 선호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한다. 때문에 전반적인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율 완화와 공시가격 현실화율 속도조절에 대한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보유세는 모두 법 개정 사안이어서 국회 절대 다수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을 설득하는 것이 숙제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공시가격 로드맵은 3년에 한 번씩 현실화 계획을 재점검하기로 한 만큼 새 정부와 협의해 수정 방안을 살펴보겠다"며 "보유세 개편 방안도 새 정부와 전반적인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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