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흡연과 관련된 통계들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7년 질병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3~39세의 젊은 현재흡연자 중 65% 정도는 가향담배를 사용하고 있었고, 특히 젊은 층과 여성의 사용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73.1%)이 남성(58.3%)보다 가향담배 사용률이 높았고, 연령별로는 남성은 13~18세(68.3%), 여성은 19~24세(82.7%)에서 가장 높았다. 담배향 대신 특정한 맛이나 향이 나도록 설탕 및 감미료(포도당, 당밀, 벌꿀 등), 멘톨 등을 첨가한 가향담배가 흡연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실제 신종 담배 판매 비중은 점점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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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이 발표한 '2020년 한국인 궐련 담배 흡연 습성 및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흡연자의 한 개비당 총 담배 연기흡입량은 1441㎖로, 국제표준(455㎖)의 3배 이상이다. 담배갑에 표시된 니코틴·타르 함량의 3배를 흡입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또 한 개비당 흡입 횟수가 국제표준의 1.6배(13→20.4회), 1회 흡입량은 2.1배(35→73㎖)가량 많고, 흡입 속도는 2.8배(초당 17.5→48.2㎖)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연구 결과와 비교하면, 한 개비당 총 흡입 횟수는 28%(16→20회), 1회 평균 흡입량은 20%(61→73㎖), 1회 평균 흡입 속도는 19%(초당 40→48㎖) 각각 늘었다. 한 개비당 총 담배 연기흡입량 역시 48%(970㎖→1441㎖) 증가했다.
이같은 흡연습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것 역시 가향담배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가향담배의 경우 빨리, 많이 흡입하더라도 목이 따갑거나 기침이 나오는 등의 신체적 거부 반응이 적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타르 1㎎ 이하의 '저타르 담배'도 또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흡연자들은 순한 담배를 피운다는 심리적 안정감 속에서 혈액 내 니코틴의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담배를 더 자주 피우거나 깊이 빨아들이는 보상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흡연 개비수가 늘어나고, 최대한 끝까지 피우는 '보상흡연' 경향이 생긴다. 보통 담배의 경우 꽁초가 3분의 1 정도 남는 게 일반적인데, 저타르 담배의 경우 꽁초가 매우 작게 남는다. 저타르 담배가 더 깊게, 더 자주 흡입하는 습관과 무관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 센터장은 "일반담배에 비해 냄새가 줄어 주변에 흡연 여부가 노출되지 않는 신종담배로 인해 금연의 필요성이 희석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선호되는 가향담배나 저타르 담배가 건강에 덜 해롭다는 잘못된 인식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질병청은 "흡연 습성 측정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양한 흡연 조건 및 흡연 시간대와 관계없이 한국인은 일관된 궐련 흡연 습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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