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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행장 선출 '난항' 수협은행…수익성 악화·공적자금 상환 등 '난제' 속 또 악재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0-10-20 08:35


오는 24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빈 수협은행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가운데, Sh수협은행(이하 수협은행) 차기 수장 선임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2일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가 신임 행장 최종 후보를 정하지 못한채 재공모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수협은행은 앞서 지난 2017년에도 행추위의 합의 실패로 오랜 기간 수장 공백을 경험한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수협은행의 신임 행장 인선 과정이 이번에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수익성 악화로 공적자금 조기상환 계획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등 난제가 적지 않은 가운데, 리더십 문제가 수협은행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다시 행추위 합의 실패…3년전 수장 공백 '데자뷔'?

지난달 차기 행장 선임 절차를 개시한 수협은행은 당초 연임이 유력시되던 이동빈 행장이 지난달 21일부터 진행된 차기 행장 공모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수협은행의 신임 행장 선임이 또다시 진통을 겪으면서, 지난 2017년 '행장 부재 상황'을 연상케 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 행추위는 지난 12일 새 행장 후보인 5명을 대상으로 면접 전형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실패하면서 최종 행장 후보 추천이 무산됐다. 손교덕 KDB산업은행 사외이사, 고태순 전 NH농협캐피탈 대표, 김진균 수협은행 경영전략그룹 수석부행장, 김철환 수협은행 기업그룹 부행장, 강명석 수협은행 전 감사 등이 후보군으로 면접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장 선출은 수협은행 정관에 따르면 행추위 재적위원 3분위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행추위 위원 총 5명 중 4명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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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추위는 수협중앙회 추천 인물 2명과 해수부·기재부·금융위 등 정부부처가 각각 추천한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가 발행주식 100%를 소유한 완전 자회사이지만, 1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자된 만큼 정부 추천 인사의 비중 또한 적지 않다.

앞서 지난 2017년 4월에도 수협은행은 이원태 행장의 차기 행장 선출 과정에서 3차례에 걸친 공모를 진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이동빈 행장이 선임된 10월까지 6개월 간 수장 자리 공백이 장기화된 바 있다.

수협은행은 13일 홈페이지에 '수협은행 은행장 공개모집 재공고문' 띄우고 14~20일 신청 서류 접수를 받는다. 공고문에 따르면, 서류 전형을 통과한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대상자 통보는 오는 26일, 면접은 28일 이루어질 예정이다. 1차 공모에 지원했던 후보들도 다시 지원이 가능하다.

최종 후보자 1인이 선정되면 이사회와 수협중앙회로 100% 구성된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행장이 확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11일 행장 임기를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감축하는 안을 두고도 행추위 내부 갈등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행추위 위원 구성상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수협은행 관계자는 "행장 임기 감축은 시중은행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이었고, 새 행장 선임 전에 변경했을 뿐 잡음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2차 공모는 인재풀을 넓혀보려는 이유가 크다"면서, "이동빈 행장이 차기 행장 선임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인 만큼, 경영 공백 우려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7년 수협은행 행장 공모에서는 1차 4명, 2차 11명, 3차 14명이 도전장을 낸 끝에 새 행장이 결정된 바 있다.

수익성 개선·공적자금 상환 부담 '첩첩산중'

이처럼 수협은행이 차기 행장 선임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은 은행의 어려운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수협은행은 지난 2001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공적자금 1조1581억원을 지원받았으며, 현재까지 상환한 금액은 3000억원 남짓이다. 남은 금액 8500여억원은 상환액 전체의 70%에 달한다. 상환 기한은 2028년까지다.

지난 2017년 취임한 이동빈 행장은 "5년 내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위해 연간 3000억원 수준의 세전이익을 달성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그러나 수익성 악화로 인해 조기 상환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지적이다.

실제 수협은행은 지난 2017년 126억원이었던 상환액을 2018년 1100억원, 2019년 1320억원으로 늘려왔다. 그러나 올해 상환을 위해 책정한 금액은 501억원에 그쳤다.

이와 관련 최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순이자마진(NIM) 감소로 인한 수익성 하락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익 감소가 공적자금 상환 축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2018년 2304억원이던 수협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219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순이자마진도 전년 대비 0.11%포인트 하락한 1.37%를 기록했다. 올해상반기 당기순이익 또한 1038억원으로 전년 대비 대폭 하락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중소기업 및 가계 대출 리스크도 영향을 미쳤다. 건전성 리스크가 큰 기업대출에 편중돼 있던 포트폴리오를 주택담보대출이나 소호대출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개선을 꾀했지만, 팬데믹 장기화로 타격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6년 기준 77대 23이었던 수협은행의 기업·가계여신 비중은 55대 45까지 끌어올려진 상태다.

이와 관련 수협은행 관계자는 "경영상의 이유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한 환경요인이 수익 하락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협은행의 경우 2028년까지 거액의 공적자금 상환을 끝내야 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인데 리더십 변수까지 생긴 셈"이라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향후 경제상황 예측이 어려운 만큼, 차기 행장 선임 기간이 길어질 수록 이에 대한 대처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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