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넘어지고, 쓸리고, 베이는 등 다양한 이유로 상처를 입는다. 대부분 상처는 회복되는 과정에서 흉터가 생기는데, 흉터는 염증반응과 섬유화반응이 일어나면서 발생한다. 일반 흉터는 새로운 콜라겐 섬유가 적정량으로 생성될 때 생기지만 비대성 흉터는 콜라겐 섬유가 과도하게 생성될 경우 크고 두껍게 생긴다. 비대성(두꺼운) 흉터는 외관상 보일 뿐만 아니라 가렵고 통증이 나타날 수 있어 고통스럽고 일반 흉터보다 더 크고 단단하다.
TRP(Transient receptor potential) 채널은 뉴런, 피부, 심장, 호흡기관, 신장 등에서 다양한 수준으로 발현된 이온 채널로서 주로 열감이나 통증을 매개하는 채널로 밝혀져 있는데, 최근에는 가려움증을 전달하는 매개로 알려졌다.
이전 연구에서 김혜원 교수는 화상을 입고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로부터 TRPV3의 발현 증가 사실을 확인했었다. 이번 연구는 TRPV3가 피부 섬유증에도 관여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했으며 이 가려움 채널과 수용체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면 두껍게 생기는 흉터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TRPV3의 기능적 역할을 알아봤다.
연구 결과, TRPV3 작용제(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물질)를 처리한 피부섬유아세포가 가려움 기전 채널에서 콜라겐의 발현량을 유의하게 증가시켰고 칼슘이온 또한 상당히 유입됐다. 이는 피부를 구성하는 단백질인 콜라겐이 상처 부위에서 증가해 흉터 생성을 촉진했다고 볼 수 있다. 즉 피부섬유아세포가 각 채널의 표면을 자극했고 결국 피부 섬유화를 초래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와 반대로 유전자 침묵 기술(RNA Silencing)을 활용해 TRPV3 유전자 발현을 억제했는데 TSLP와 Smad2/3채널에서 콜라겐의 발현이 감소했다. 이는 가려움 물질을 차단했을 경우, 상처 부위에 콜라겐이 증식하지 않아 흉터 생성을 억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해당 채널과 수용체를 차단하면 두껍게 생기는 흉터를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따라서 결국 연구팀은 TRPV3 작용제가 처리된 피부섬유아세포가 TRPV3/TSLP/Smad2/3 경로를 통해 콜라겐 생산을 증가시켜 피부 섬유증을 유도한다는 결과를 밝혀냈다.
김혜원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상처나고 흉터가 생길 때 나타나는 간지러운 기전을 가려움 기전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두껍게 생기는 흉터를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피부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Dermatological Science' 2020년 1월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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