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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대출 역대 최대 증가…4·5월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급증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0-06-02 14:31


코로나19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는 물론 기업들도 대출을 통해 위기를 견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은행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의 대출 잔액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또한 2분기에도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며, 4~5월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업황이 악화한 가운데 정부와 금융기관의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실시, 기업의 자금 확보 노력 등으로 대출이 많이 증가했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올해 1분기 서비스업·제조업 대출 급증…역대 최대 폭 증가

자영업자와 기업 등의 올해 1분기 대출이 역대 최대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서비스업의 올해 3월 말 대출 잔액은 776조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34조원 증가했다. 이는 해당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8년 이래 가장 큰 증가 규모다. 지난해 1분기 대비로도 13% 증가한 수준으로, 역시 역대 최대 증감률을 기록했다.

산업별 대출 통계는 자영업자, 기업, 공공기관, 정부가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말한다.


업종별로는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의 대출 증가폭이 12조2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대출 업권을 보면 예금 은행의 증가액(21조1000억원)이 제2금융권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12조9000억원)보다 컸지만, 지난해 1분기 대비 증가율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22.1%)이 예금 은행(9.7%)보다 컸다.

같은 시기 제조업 대출 잔액은 372조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4조8000억원 늘어, 역시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감률은 5.9%로, 2015년 3분기(6.9%) 이후 가장 컸다.

건설업의 대출 잔액은 44조1000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대출 규모가 직전 분기보다 1000억원 줄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증가로 전환했다.

이들을 포함한 전체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259조2000억원이다. 직전 분기보다 51조4000억원 증가해 사상 최대 규모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증가율은 10.4%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13.4%) 이후 가장 높았다.

한편 전체 산업의 대출금을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이 역대 최대 폭인 37조7000억원 증가했고, 시설자금(13조6000억원 증가)은 2015년 4분기(15조9000억원)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5월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7조4000억원 증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이러한 대출 증가세는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은 4월 8조원대의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이후, 5월에도 7조4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월 2조∼3조원대 늘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사태로 궁지에 몰린 소상공인들이 은행 대출로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월 말 기준 471조3620억원으로, 4월 말보다 7조4329억원 많다. 관련 통계를 찾아볼 수 있는 2015년 9월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지난 4월(8조4379억원 증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증가액이다.

중소기업 대출 급증은 코로나19로 소비가 줄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를 주문하면서 은행들이 관련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린 영향도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4월부터 신용 1∼6등급 소상공인에게 3000만원까지 연 1.5%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해주고 있다. 시중금리와의 차이를 정부가 80% 지원하는 이차보전 대출이다. 지난달 21일까지 5개 은행에서 실행된 소상공인 이차보전 대출액은 총 1조4452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25일부터는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을 접수해 실행 중이다. 1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금리는 중신용 대출 기준 연 3∼4%대 수준이다.

한편 개인 신용대출 증가액도 전달보다 크게 늘었다. 신용대출은 5월에 1조689억원이 늘어 4월 증가액(4975억원)의 약 2배에 달했다. 신용대출은 2월에 1조1925억원, 3월에 2조2408억원이 증가한 바 있다.

통상 가정의 달인 5월은 일시적으로 자금 수요가 늘어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시기이긴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가계 자금 사정이 악화해 마이너스통장 등 대출을 끌어쓴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여 생활자가 받을 확률이 높은 신용대출의 급증은 경기침체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대기업의 경우 5월 대출 증가액은 3853억원으로, 3월(8조949억원)·4월(5조8052억원)과 비교해 대출 증가세가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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