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지역주택조합의 모범사례를 찾아가다

기사입력 2020-03-18 14:59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이 주체가 되어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변보다 낮은 금액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주택법을 근거로 하는 제도이다. 2013년도 부동산규제 완화조치로 조합원 모집이 시군구 단위에서 광역단위로 바뀌었고, 60㎡ 이하 주택 1채 이하 소유에서 85㎡ 이하 주택 1채 이하 소유조건으로 변경되면서 전국에서 매년 100개 이상의 조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으나, 그나마 진행되고 있는 현장은 약 25%도 되지 않으며, 나머지는 토지매입이 되지 않아 조합원들이 지속적으로 추가 자금을 납부해야 하는 악조건에 빠져 있는 현장이 대부분이라는 통계도 있다. 이런 상황에 처한 조합은 대부분 조합과 조합원, 조합원과 업무대행사와의 갈등이 깊어져 조합임원진과 업무대행사의 해임과 교체가 반복되어 궁극적인 사업진행이 정지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진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토지확보와 조합과 조합원간의 신뢰 그리고 업무대행사의 전문적인 업무수행이 필수적인 요소이다.

최근 서울지역의 부동산규제의 풍선효과로 '수(원)용(인)성(남)'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였으며, 이에 정부는 2.2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또 다른 풍선효과로 '오(산)동(탄)평(택)'의 부동산 가격이 심상치 않게 들썩이고 있으며, 이중에서도 지제역은 SRT, 지하철1호선, 광역버스노선, 삼성전자평택공장, 미군평택기지 등의 영향으로 주변 부동산의 급등세가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평택 지제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지제영신4BL지역주택조합은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깨고 조합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하는 모범적인 사업현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제영신4BL지역주택조합은 영신도시개발조합으로부터 사업부지를 공급받는다는 조건으로 2016년부터 조합원을 모집해서 2017년도 중반에 조합설립인가를 완료하였으나 사업이 더 이상 진척되지 않아 조합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2019년 8월 실시한 조합임시총회에서 새로운 조합장(이혜경, 57세)이 선출되면서 상황은 급변하게 되었다. 일반적인 지역주택조합사업은 토지대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토지담보 및 조합원의 자서가 필요하지만 조합원의 자서 없이 토지 소유권을 확보하여 사업계획승인을 완료하였고, 이 과정에서 협상이 힘들었던 일부 토지주에게는 조합장이 직접 찾아가 협상을 마무리 지음으로써 토지 소유권 100%을 조합으로 이전할 수 있었다. 또한 2019년 후반기에 당시 시공예정사와 착공을 준비할 즈음에는 시공예정사가 사업의 불안전성을 핑계로 무리한 도급단가 인상을 요구하다가 결국은 도급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러 급박하게 새로운 시공사를 모색하여 2020년 2월 조합임시총회에서 국내 최고 브랜드인 현대건설을 조합원 대부분의 찬성으로 시공사로 선정하였으며, 또한 주변대비 최저의 추가분담금 예산(안)을 보고하고 의결하였으며,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좋은 시공사가 선정된 것과 곧 착공이 된다는 점에 대하여 만족감을 표시하였다.

지제영신4BL지역주택조합은 이혜경 조합장이 조합의 투명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하여 편성한 조합발전TF위원회와 각 분야별로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조합의 임원진과 함께 활동하고 있으며, 조합장은 조합을 방문하는 조합원과 직접 상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과 조합의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 다른 지역주택조합과는 차별점이 있다. 이러한 차별점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진행하면서 접할 수 있는 수많은 예상치 못한 변수들을 조합과 조합원이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크나큰 능력이자 장점일 수밖에 없다.

이제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과 정식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며 5월 착공을 위하여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혜경 조합장은 "어려운 일이 생기더라도 조합과 조합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모든 것은 잘 해결될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했기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고, 지금까지 저를 믿고 도와주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하면서 "현장에서 아파트 공사가 활기차게 진행되어 조합원 모두가 기분좋게 입주하는 그날을 위해서 매일 가슴 벅찬 설래임으로 일과를 시작한다."라고도 했다.

지역주택조합이 근본적으로는 좋은 제도이지만 실제 조합원들이 모여서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고 조합원간의 분열로 사업이 중단되는 현장이 대부분인 가운데, 지제영신4BL지역주택조합은 조합사업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모범사례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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