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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섭(18기, 32세, SS반)이 정상에 올랐다.
위기 뒤에 쓰여진 역사
신은섭은 예선 첫째 날 경주에서 큰 위기가 있었다. 상대 활용을 기본으로 하는 그의 전법상 첫날 만난 수도권의 선행 선수 인치환을 앞세운 상황이었다. 이명현의 기습선행과 이태호의 젖히기가 이어진 상황에서 인치환의 젖히기는 병주 주로에 걸리고 말았다. 결국 후미에 있던 본인까지 무너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신은섭은 막판 뒷심을 발휘해 가까스로 추입 3착에 성공하며 준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신은섭의 이번 우승에 감추어져 있는 가장 큰 공로자가 있다면 곽현명이다. 준결승전에서 수도권 연대의 최전방에 위치해 성낙송의 젖히기를 1, 2코너 이후 까지 방어하며 시속을 끌어올려줬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수도권 선수들이 경남권 선수들에게 덮이면서 신은섭을 포함한 나머지 김형완 이태호까지 준결승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을 수도 있다.
순풍에 돛을 단 배
준결승전에서 경상권 선수들을 상대로 각자 대승을 거둔 신은섭과 정하늘은 무려 4명의 아군(황승호 정재완 김형완 이태호)을 이끌고 결승전에 나선다. 고립무원 성낙송은 수도권 선수들의 위세에 눌려 별다른 자리잡기 활동 없이 선두유도원 퇴피 시점까지 대열 후미에 머무르는 모습이었다. 성낙송은 이후 타종을 전후해 기습적인 선행젖히기를 시도했지만 이 같은 작전을 충분히 대비하고 있던 정하늘이 시속을 같이 올리면서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결국 정하늘의 선행과 신은섭의 추입, 황승호의 마크로 물결처럼 이어지며 수도권은 완승을 거뒀다.
경남의 봄은 언제 오나
4년 전인 2015년의 결승전은 경상권 6명이 올라와 이현구 박용범 황순철이 1, 2, 3착을 나눠가졌다. 하지만 수도권과 충청권의 전략적 연합, 수도권 신성들의 활약, 정종진의 대두 등이 어우러지며 현재의 판세는 수도권이 경남권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혈혈단신 성낙송에게 힘을 보태줄 누군가가 있었다면 더욱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펼쳐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 결승전 경주였다.
경륜뱅크의 배재국 예상팀장은 "준결승전 대승을 거둔 신은섭과 정하늘은 결승전에서 다수의 연대세력과 호흡을 맞춰 라이벌인 성낙송을 쉽게 견제하며 완승을 거뒀다. 이번 승리로 수도권 강자들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고 경상권 선수들은 다소 의기소침해 질 수 있어 보인다. 다만 정종진과 황인혁이 빠진 상황에서 펼쳐진 경주인 만큼 또 다른 변수상황이 발생한다면 오늘 같은 결과는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덩치가 커진 충청권이 수도권과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이제 충분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경상권 선수들의 슬기로운 대처가 있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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