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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 환자, 신장 손상 회복시 생존율 8배 높아"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9-08-06 10:29


심장마비가 발생하면 심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며 저산소성 뇌손상을 비롯해 호흡부전, 신부전, 간부전 등 주요 장기들이 동시에 나빠지는 '다발성 장기부전'이 초래되는데, 이런 '심정지 후 증후군'으로 인해 약 8.7%(2017년 국내 기준) 정도의 환자만이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병원 밖에서 심장마비(OHCA) 후 신부전과 같은 '급성신장손상(AKI)'이 발생할 경우, 환자의 사망률이 높아지고 신경학적 예후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급성신장손상'이 발생한 병원 밖 심정지 환자가 치료 중 신장 손상이 회복될 경우, 생존율과 신경학적 예후가 유의하게 향상된다는 것을 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확인해 보고한 연구 논문이 공개됐다.

중앙대학교병원(병원장 이한준) 응급의학과 오제혁 교수팀은 '병원 밖에서의 심정지 후 급성신장손상 회복이 환자의 생존율과 신경학적 예후에 미치는 영향' 이라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오제혁 교수팀은 2016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2년간 병원 밖에서의 심정지를 경험하고 국내 6개 대형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이대목동병원, 중앙대학교병원, 한일병원)에 내원한 성인 환자 275명을 대상으로 급성신장손상의 발생과 회복에 따른 환자의 생존 상태와 신경학적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전체 심정지 환자 275명 중 175명(64%)이 '급성신장손상'이 발생했고, 급성신장손상 환자 175명 중 69명(39%)만 급성신장손상에서 회복됐으며, 급성신장손상이 회복된 환자는 65%(69명 중 45명)가 생존한데 반해, 급성신장손상이 회복되지 않은 환자는 16%(106명 중 17명)만이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통제해 분석한 결과, 급성신장손상이 발생할 경우 신장손상이 없는 환자에 비해 사망위험률은 2.8배 높았지만, 급성신장손상이 회복될 경우 급성신장손상이 회복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생존퇴원율은 8배 높고, 퇴원 시 양호한 신경학적 예후는 37배나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급성신장손상의 발생이 중환자의 사망률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은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었으나, 급성신장손상의 회복이 환자의 생존율과 양호한 신경학적 예후를 향상시킨다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병원 밖 심정지 후 급성 신장 손상이 발생하면 환자의 사망률이 높지만, 급성신장손상에서 회복될 경우 환자의 생존율과 신경학적 예후가 향상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환자를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연구재단의 과학기술분야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SCI 등재 국제학술지인 '중환자 치료(Critical Care)' 최신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오제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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