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형우의 한반도 프리즘 '전문가 좌담=한반도 평화시대 관광의 역할과 비전' <下>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9-08-02 07:18


바야흐로 한반도평화시대를 맞고 있다. 하지만 그 노정은 만만치가 않다. 한마디로 '춘래불사춘(春來不思春)'. 요즘 상황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지난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하노이-판문점으로 이어지는 북미 정상간 빅이벤트가 지금껏 희망의 끈을 이어주고는 있지만 그 결과물이란 기대 이하다.

남북교류 활성화 등 일련의 현안은 중차대한 우리의 문제다. 그럼에도 열강들의 틈새에서 우리의 목소리는 좀처럼 관철되지 못하고 있다.

과연 이 같은 현실에서 남북교류협력의 지렛대 구실을 할 수 있다는 관광은 어떤 역할과 비전을 가져야 할까?

관광-남북관계 분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 해법을 모색해보았다.
김형우 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최근 한반도 관광 활성화 관련 좌담회가 열렸다. '한반도 평화시대 관광의 역할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이번 좌담회는 김형우 스포츠조선 부국장의 사회로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류광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경영기획 본부장, 김한규 한국관광공사 한반도관광센터 차장 등 전문가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참석 패널>

▲김남조(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관광학박사)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국제정치학 박사)


▲류광훈(한국문화관광연구원 경영기획본부장/ 관광학 박사)

▲김한규(한국관광공사 한반도관광센터 차장/ 북한학 박사)

▲사회=김형우(스포츠조선 남북교류 TF팀장· 관광전문기자/ 관광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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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반도 평화관광'의 올바른 전개 방향성은?



김형우 =국제사회 제재 국면에서 현재 추진 증인 '한반도 평화관광'이 성에는 차지 않습니다. 하지만 DMZ접경지역 중심의 평화관광은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형식적, 내용적으로 올바른 방향설정도 중요할 것입니다. 재미없던 안보관광에 '평화관광'으로 이름표만 바꿔서는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모든 콘텐츠, 상품이 그러하듯 소비자의 욕구와 안목을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장소의 유니크함 만으로는 충족이 안 된다는 것이죠.


김한규 한국관광공사 한반도관광센터 차장,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김한규: 한반도 평화관광은 우리 혼자서 하는 사업이 아니라 북이라는 상대방이 있는 사업입니다. 서로 도움이 되는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이 필요하고 서로의 변화를 추동해 나가는 힘으로 작용해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정부와 북한 당국의 정책과 필요가 맞닿는 점,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된 부분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경제지도구상, 평양공동선언문 내용, 북한의 경제특구와 경제개발구 중심의 경제개발정책 간의 교집합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보다 넓고 큰 시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다만 현재 대북제재 하에서는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 추진을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현재로서는 지금 가능한 부분에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신경제지도구상에도 나왔던 접경지역 평화벨트 중심의 관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니크한 매력이 있는 DMZ는 최근 남북중 3국 정상 회동으로 다시 한 번 전 세계 주목을 끌었는데, 이 같은 국제적 관심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남북연계관광이 본격 시작된다면 DMZ의 공간적 의미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향후 DMZ만의 지속가능한 관광콘텐츠를 갖춰 나간다면 관광상품으로서 강한 생명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과거 DMZ 상품은 소비자의 니즈와 호기심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한 면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달라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표적으로 DMZ 평화의 길 사업도 진행 중에 있으며 DMZ 한반도 가상현실 여행체험관 조성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DMZ에서만 가능한 다양한 축제와 페스티벌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섬'에서 '대륙'으로 우리의 관광지형이 바뀐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업들은 남북연계관광상품과 어우러져 지속가능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남조= DMZ평화관광을 제대로 진행 하려거든 남북 상호 협력사업이면 더욱 바람직하겠습니다. GP에도 들어가고, 남북 공동 이용공간 확보 속에 개발하고 관광 인프라도 잘 갖추게 된다면 어트랙션이 강화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남쪽만 하는 제한적 사업입니다. 트레킹 위주의 관광콘텐츠는 불완전체인 만큼 밋밋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평화관광 기초를 잘 닦아서 미래를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6. 한반도 평화시대, 어떻게 해야 열릴까?



김형우= 6·30판문점 남북미정상 회동 이후에도 한반도 정세의 경색국면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북미 양측 모두 희망의 끈은 놓고 있지 않지만, 미국의 제재 지속과 북측의 강경선회는 갈길 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더욱 꼬이게 하고 있습니다. 북미를 보면 마치 이솝우화 속 여우와 두루미를 보는 듯 상호 불신의 벽을 넘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그렇다고 이 상황이 아주 비관적이거나 총체적 난국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정치적 운명 공동체이기도 한 트럼프-김정은이 그간 공들여 온 판을 쉽게 깰 수는 없을 처지입니다. 미국 대선 국면과 연동시켜 보자면 올 연말까지는 관계의 업앤 다운이 지속될 듯싶기도 합니다. 한반도 평화시대, 과연 어떻게 해야 열릴까요?

임을출: 오늘의 주제는 관광이지만 관광을 주제로 앞으로 우리가 북한에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 다 나온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과정은 남북한, 미국 정상 간의 신뢰는 지난 판문점회동을 통해 희망적이라고 전망할 수 있겠습니다. 상호 이익이 있기 때문이지요. 기본적으로 북한이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비핵화를 추진해주면 관광의 첫 단추가 꿰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핵문제는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까, 말까로 많이 보는데 김정은 입장에서는 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관광 사업을 성공시킬 수가 없습니다.

현재 북한은 원산갈마지구, 삼지연은 물론, 전국적으로 온천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모든 것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데 북미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올 4월 준공을 해야 하는 것이 다 미뤄졌습니다.

따라서 김정은의 비핵화의지는 관광개방의 의지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김정은의 비핵화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으로 봐서 향후 한반도 관광은 긍정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측 됩니다.

김형우: 그렇게 되기를 고대하지만 여전히 불안요소는 남아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임을출: 그렇습니다. 북한, 미국과 우리 3자 공히 국내정치가 불안요소이고 문제입니다. 미국에서 북한문제는 100% 선거와 밀접합니다. 업적으로 활용하려 들기에 현재로서는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습니다. 냉정하게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남남갈등이 문제입니다. 남북 간 합의를 해도 남남갈등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 내의 국내정치도 간단치는 않습니다. 북한 내 비핵화는 힘든 결정입니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최소한의 체제보장과 경제적 보상이 이루어져야 김정은이 비핵화를 단계적으로 추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성공단이든 어떤 한 가지는 재개시켜 주어야 합니다. 명확한 답변을 하기 힘들지만 위와 같은 역동적 변수를 고려한다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빠른 시간 안에 남북관광이 이루어질 수 있고, 반대의 경우가 생길수도 있기에 결국 대비를 해야 합니다.

제재완화는 유엔안보리결의- 대통령행정명령- 미 의회 법률개선(인권법, 대북제제강화법 등 법조항 개정) 순서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이후 광물자원제제 완화 등 많은 완화가 추진되었습니다. 관광도 관련조항 개정만 하면 폭넓게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결국 미국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있습니다.

김형우: 트럼프대통령은 당장 미국내 보수층의 반발이 큰만큼, 올 연말 등 미국 대선에 최대한 가까워져서야 극적 효과를 노리며 북한카드를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임을출: 미국상황은 복잡하기 때문에 대선 직전에 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북한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고요. 결국 이번 판문점회동이 북한과 미국은 정치 운명 공동체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 것입니다.

김남조: 독일을 보면 베를린장벽이 1989년에 무너지고, 통일이 된 후 민족동질성회복에 대한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로맨틱가도'를 기획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강원도의 관동팔경과 같이 남북이 이데올로기를 배제한 부분에서는 공동으로 동질화할 수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동질 주제 가치 사업, 공동협력사업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단, 용어가 제법 다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남북관광의 준비차원으로 언어에 대한 기초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중앙정부가 어려우면 지방정부의 대북교류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형우 : 실제로 경평축구 하자고하면 공동중계방송 시 남북 용어가 통일이 안 되어 혼선이 빚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유머 섞인 우려도 있습니다. 이런 것도 하나의 연결고리로 이벤트를 마련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류광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경영기획 본부장.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류광훈: 교류의 확대 폭을 넓혀야 합니다. 잦은 만남이 필요하며 틀 밖의 일은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하고, 비공식적인 교류를 넓혀 놓아야 합니다.

김한규: 중국변수를 생각해야 합니다. 실제 중국인의 북한투자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동강변 투자 등 …실제 원산 갈마공항은 국제공항이 아니지만 전세기를 띄우겠다는 국제 항공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시간은 우리의 편이 아닙니다.

류광훈: 북한과 중국은 혈맹입니다. 우리가 민족 간 신뢰로 이걸 깨야 했는데 지난 20년간 못했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지체되면 북한이 중국을 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을 것입니다.


김형우 스포츠조선 부국장.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김형우: 맹목적으로 민족적 감성에 기대는 태도 또한 옳지 않겠고, 우리가 커다란 명분, 국익 앞에서는 훨씬 더 대승적,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할 것입니다. 남남갈등 문제도 이 같은 용광로 속에서 녹아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끼리 마냥 다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한반도관광에 있어서 우리의 가장 큰 경쟁자인 G2, 중국의 움직임에 신속히 대응 해야만 할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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