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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합체 마지막 단계에서 서로 중심에 갖고있던 블랙홀이 합쳐져 초대형 블랙홀을 형성하기 직전의 희귀한 장면이 처음으로 포착했다.
미국의 과학연구기업 '유레카 사이언티픽(Eureka Scientific)'의 마이클 코스 박사 연구팀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수집한 20년 치 이상의 자료와 하와이 W.M.켁 천문대 망원경 관측 자료를 통해 충돌이 진행 중인 여러 은하에서 합체 직전의 블랙홀들을 찾아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밝혔다.
코스 박사 연구팀은 두 은하가 상호 작용을 하며 합체가 진행 중인 'NGC6240'을 포착한 허블망원경의 이미지를 보고 이번 연구에 착수하게 됐다.
우선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닐 게렐 스위프트 우주망원경'에 탑재된 우주폭발 자동관측 장비인 BAT의 10년 치 X-레이 관측 자료를 분석해 희미하지만, 활동력이 강한 블랙홀을 찾아냈다. X-레이는 은하 중심을 덮고 있는 두꺼운 먼지와 가스구름을 뚫을 수 있어 이를 측정하면 관측이 가능하다.
그런 다음 X-레이 자료로 찾아낸 합체 은하에 초점을 맞춰 허블망원경 자료를 뒤지고, 허블망원경 자료에 없는 것은 켁 망원경의 고성능 근적외선 비전으로 관측했다.
연구팀은 켁 망원경으로 관측한 은하 96개와 허블망원경에서 자료를 확보한 은하 385개 등 총 481개 은하를 분석했다. 이 은하들은 약 3억3천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으며 대부분이 우리 은하나 안드로메다 은하와 비슷한 크기였다.
그 결과, 은하 중심에 합체 직전의 블랙홀을 가진 은하가 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는 이 단계가 매우 짧게 나타나 연구진들도 이렇게 많은 은하에서 합체 직전의 블랙홀이 발견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블랙홀의 활동력이 약한 176개의 다른 은하를 비교군으로 한 분석에서는 합체 직전 블랙홀을 가진 은하는 1%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상호 작용하는 은하의 중심부가 밝게 빛나는 것은 급속히 팽창하는 두 개의 블랙홀이 합체로 나아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지금까지 이론상으로 예측은 됐지만 관측을 통해 입증되지는 않았던 것이다.
서로 합체하는 은하의 중심부는 먼지와 가스로 두껍게 가려져 있어 여간해선 관측이 어렵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가장 가까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 블랙홀은 이번에 관측된 것보다 10배는 더 멀리 있는 것이라고 한다.
코스 박사는 "블랙홀이 이렇게 가까이서 상호작용하는 것을 관측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해왔지만 이를 가능하게 해준 것은 먼지를 뚫을 수 있는 X-레이였다"고 설명했다.
오는 2021년 발사되는 NASA의 차세대 적외선 망원경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배치되면 두꺼운 먼지와 가스구름을 뚫고 합체하는 블랙홀의 질량과 성장률 등에 관한 자세한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omn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