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이어 보험회사도 70세 이상 노령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이 5년간 빚을 갚지 않으면 채무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이런 내용의 '대출채권의 소멸시효 관리 등에 대한 모범규준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마치고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금융채무는 채무자가 대출 원리금을 연체한 날로부터 5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하지만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 보험회사가 채무자를 상대로 지급명령을 신청하거나 대출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해 소멸시효를 중단시켜 왔다. 이로 인해 기존 시효기간은 소멸되고 새롭게 소멸시효가 진행돼 채무자가 빚을 갚아야 할 의무가 연장돼 왔다.
이번 규준안은 아예 이러한 소멸시효 중단조치를 취하지 않는 대상을 70세 이상 노령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장애인복지법상 1∼3급 장애인, 상속인이 없거나 상속자가 상속을 포기한 사망자 등으로 규정했다. 또 보험회사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대상으로 정한 이들에 대해서는 소멸시효 중단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했다. 대상은 원금잔액이 일정 금액 이하인 채권, 원금이 전액 상환되고 미수이지만 남은 일정 금액 이하 채권 등이다.
소멸시효 중단조치를 하지 않아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대해 보험회사는 채권 회수를 포기하고 채무자의 채무를 면제한다. 또한 보험회사는 이런 사실을 채무자에게 서면이나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알리거나 홈페이지에 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멸시효 완성 시점으로부터 5년이 지나면 보험회사는 여신 심사 때 채무자의 연체 이력 정보를 활용해서도 안 된다.
한편 이번 모범규준안은 3월 1일 시행을 원칙으로 하되 보험회사별로 내규 제·개정, 전산 개발 등이 완료되는 날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생명·손해보험업계는 지난해 정부 방침에 따라 연말·연초 소멸시효 완성 채권을 전액 소각한 바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