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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에 겨울한파가 매섭다. 이럴 땐 설산도 아름답지만 겨울바다의 운치에 젖어드는 것도 매력 있다. 특히 연말 조용한 포구에 깃들어 황혼의 노을을 마주하는 것은 한해를 정리하기에 괜찮은 여정이 된다. 해넘이가 장관인 서해의 겨울바다는 새조개, 굴 등 미식거리도 풍성하니 발품이 아깝지 않을 여행지가 아닐 수 없다.
새조개는 겨울을 나기위해 통통해진 이 무렵이 제철이다. 살집이 크면서도 부드러워 통째로 물에 데쳐 먹거나 구워 먹는 게 보통인데, 입 안 가득 연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산지나 도시의 주요 횟집에서는 주로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먹는 '샤브샤브'를 많이 낸다. 냄비에 무, 대파, 팽이버섯, 마늘 따위 야채를 듬뿍 넣고 펄펄 끓인 뒤 여기에 새조개 살을 담가 살짝 익힌 뒤 초고추장에 찍어 김에 싸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조개를 데쳐 먹은 야채국물엔 칼국수나 라면을 넣어 끓여 먹는데, 이 맛 또한 별미다. 산지 포구 횟집에서는 간혹 바닷물에 절인 싱싱한 김치를 내놓는데, 데친 새조개를 잘 익은 아삭한 김치에 싸먹는 맛도 색다르다.
이밖에 새조개는 초밥재료나 회감, 구이 등으로도 즐겨 먹는다. 또한 말리거나 육수를 내어 조미료 대용으로도 활용한다.
한편 국내 최고의 새조개 미식기행지로는 충남 홍성 남당리 포구를 꼽을 수 있다. 남당항에서는 1월 중순부터 2월초 사이 '남당리 새조개 축제'를 열만큼 대표적 새조개 산지로 통한다. 남당리가 새조개로 이름을 날리게 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마을 어민들에 따르면 지난 1991년 포구 앞바다에서 갑자기 새조개가 나기 시작했고, 외지에서 배가 들어와 채취를 시작하고 부터야 이곳이 새조개 산지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특히 외지에서 온 배가 새조개 잡이로만 하루 4000~5000만원씩 벌어 가자 마을 어촌계에서 어로권을 접수했고, 이후 남당리가 새조개 산지로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값비싼 새조개는 그 해 작황에 따라 가격이 들쭉날쭉한 편이다. 대략 껍질을 깐 새조개 1㎏(2인분, 20마리 정도)이 6만 원 수준이다. 1㎏을 주문해도 내장을 빼고 실제로 냄비에 들어가는 양은 600g 정도 된다.
한편 천수만 인근은 별미와 낙조 등 겨울 여행의 재미가 듬뿍 담긴 곳이다. 특히 낙조 여행지로 간월암을 빼놓을 수가 없다.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에서 빠져 나와 서산 방조제 쪽으로 15분 정도를 달리면 손바닥만 한 작은 섬 간월도에 자리한 암자, 간월암이 나선다. 해넘이가 백미로, 인근 포구에서 새조개, 굴구이 등을 맛보며 낙조미식기행을 즐길 수 있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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