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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 농가들 추석 앞두고 '울상'…폭염에 이른 추석까지 겹쳐 출하 시기 조절 힘들어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6-08-25 13:40


한 달 넘게 이어지는 폭염과 가뭄으로 과수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추석마저 예년보다 일러 출하 시기 조절이 좀처럼 힘들다.

배 농가들은 한창 살이 오를 시기의 배 성장을 돕기 위해 열흘째 비상 급수를 하고 있지만, 혹독한 날씨에 주눅이 든 배는 좀처럼 생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한 배 농장주는 "23일에 첫 수확을 했는데, 아직 맛이 덜 들어 30상자만 겨우 건졌다"며 "굵기도 예전의 80%에 불과해 13∼14개로 채우던 상자에 18개까지 들어간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사과 재배 농민들도 울상이다. '추석 사과'라고 불리는 홍로는 대개 9월 초 수확을 시작하지만, 올해는 더위 때문에 생육이 더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대로 자라지 못한 사과의 절반가량은 강한 직사광에 화상(일소·日燒)을 입어 상품가치가 없다. 햇볕에 덴 사과는 껍질이 누렇게 변하면서 딱딱해져 출하할 수 없게 된다.

예년 같으면 농민들은 이 무렵 홍로 사과의 잎사귀를 따 줘 착색을 돕는다. 햇볕을 많이 쐬게 해 붉은 빛이 도는 먹음직스러운 사과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올해는 꺾일 줄 모르는 폭염과 강한 일사광 탓에 이마저 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과일 가격은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정청탁 방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추석 선물시장이 위축된 데다, 맛이 덜 든 과일 대신 다른 품목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농협 충북유통 관계자는 "아직 속단할 수 없지만, 이달 말부터 사과·배 등 제수용 과일 출하가 서서히 늘어날 것으로 보여 가격 폭등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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