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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우조선 지분가치 5년새 2조 증발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6-08-04 10:11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의 주식평가액이 2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2조5000억원에 육박하던 산은 보유 지분가치는 올 초 5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한국2만기업연구소는 4일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 주식가치 변동현황' 조사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는 산업은행의 주식가치를 대우조선해양이 상장한 2001년 2월 2일 종가기준으로 매년 같은 날과 비교해 주식평가액 추이를 파악했다. 2월 2일이 휴장일 경우 2월 1일 또는 3일 종가로 계산했으며, 보유 주식은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주식 수 기준이다.

조사결과 대우조선해양이 상장한 2001년 2월 2일 종가는 4025원이며, 당시 산업은행이 보유한 주식 수는 8098만8578주였다. 주식 보유 비율은 41.26%로 종가에 주식 수를 곱한 주식평가액은 3259억원이다.

이후 매년 2월 초 기준 주가는 2008년까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2002년 7210원, 2003년 8920원, 2004년 1만6400원, 2005년 1만7850원, 2006년 2만2500원, 2007년 2만8400원, 2008년 3만1600원으로 7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산은이 보유한 주식평가액도 2002년 5839억원, 2003년 7224억원, 2004년 9811억원으로 상승했고 2005년에는 1조원대 주식 클럽에도 가입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온 2008년부터 3년간의 침체기를 거쳐 2011년 주가가 2배 이상 뛰며 산은이 보유한 주식평가액도 단숨에 2조원대로 올라섰다. 2011년 2월 초 주가는 4만1100원, 주식평가액은 2조4588억원에 달했다. 2001년 상장 당시보다 지분가치가 7.5배나 커졌다.

이후 다소 떨어졌지만 1조원대를 유지하던 주식가치가 올 들어 급락하며 5000억원 규모로 추락했다. 2014년 1조9751억원이던 산은 보유 대우조선해양의 주식가치는 2015년 2월 초 1조2043억원으로 급감하며 보유 주식평가액도 40%나 줄었다. 이에 산은은 2015년 12월 주식 수를 6021만7183주에서 1억3598만6494주로 크게 늘렸다. 주식 수를 늘려 주가를 부양하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주가는 오르지 않았고 올 2월 초 산은의 대우조선해양 주식평가액은 5799억원으로 전년대비 반토막 났다.

대우조선 주가 하락으로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3년여 사이 9000억원이 넘는 주식평가액 손실을 봤고, 국민연금도 2013년 이후 2500억원 넘는 손실을 입었다. 더 큰 피해를 본 것은 대우조선해양의 소액주주들이다. 소액주주 지분평가액은 2014년 2월 초 3조578억원에서 2015년 1조8645억원으로 급감했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은 "국민연금 등은 분식회계로 인해 피해를 봤다며 소송 절차를 밟고 있지만, 상당수 소액주주는 소송비용 감당이 쉽지 않고 주식 보유 시점도 제각각 달라 피해 보상을 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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