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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신부' 되기 하늘의 별따기…6개월 전 예약 '기본'

기사입력 2016-05-02 07:36

결혼식장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주에 사는 예비신부 김모(28)씨는 항상 싱그러운 '5월의 신부'를 꿈꿔왔다.

그 꿈을 이루고자 올해 초 상견례를 마치고는 곧바로 예식장을 알아봤다. 하지만, 시설이 좋다고 알려진 예식장은 이미 오는 8월까지 예약이 모두 찬 상태였다.

시설이 작고 오래된 예식장은 다소 여유가 있었지만 평생 한 번밖에 없을 순간을 보내기에는 성에 차지 않았다.

결국 김씨는 예비신랑과 오랜 상의 끝에 아예 결혼 시기를 겨울로 미루고, 원하는 예식장에서 날짜와 예식 시간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12월로 예약했다.

김씨는 "괜찮은 예식장 잡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상견례부터 서두르고 미리미리 알아봤어야 하는 데 생각을 잘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봄철 결혼 성수기를 맞아 원하는 예식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최소 6개월 전에 예약해야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식을 올릴 수 있을 정도다. 유명 예식장은 성수기인 봄·가을철 손 안타는 '길일'은 1년 전에 예약이 완료되곤 한다.

4개의 홀과 3개의 연회장을 갖춘 청주시 흥덕구의 A 예식장은 고급스러운 실내장식과 최신시설로 예비부부들의 인기가 높다.

이 예식장 관계자는 "성수기 로열 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 예식은 이미 내년까지 꽉 찼다"며 "굳이 성수기에 식을 올리려면 사람들이 꺼리는 시간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변 경치가 좋아 인기가 좋은 청주시 상당구의 B 예식장도 상황이 비슷하다.

B 예식장 관계자는 "이달 예약은 완료됐고, 가을 성수기인 10∼12월 예약도 몇 자리 남지 않았다"며 "결혼을 서두르거나 기간을 고집하는 손님에게는 '금요일 웨딩'이나 '저녁 웨딩'을 추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5월에 예식이 몰리는 이유는 온화한 날씨 영향을 제일 크다. 봄과 함께 가을에 예약이 많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웨팅컨설팅 업체인 '듀오웨드'가 발표한(2002년 8월∼2015년 8월) 분석자료를 보면 결혼식이 가장 많은 달은 10월(13.2%), 11월(12.5%), 5월(11.7%), 4·12월(10%) 순으로 나타났다.

봄과 가을이 여전히 결혼 시장의 최대 성수기이지만 최근에는 경제적 이유로 저렴한 가격에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비성수기를 찾는 예비부부가 늘고 있다는 게 결혼업계의 전언이다.

이런 분위기는 통계청 자료에서도 읽을 수 있다.

지난해 충북에서는 8천87쌍이 결혼을 했는데 12월이 985쌍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월 858쌍, 5월 797쌍, 11월 787쌍, 3월 779쌍, 6월 778쌍, 4월 708쌍, 10월 702쌍 등의 순으로 계절에 상관없이 고르게 식을 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혼인 신고일을 기준으로 통계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실제 결혼식 날짜와는 이보다 이를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 결혼업체 관계자는 "비성수기에는 예식장들이 할인 행사를 많이 해 예식 비를 절약하려는 '실속파' 예비부부들이 늘고 있다"며 "형식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요즘 젊은 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vodcast@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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