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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락(伯樂)의 안목을 가지라'는 말이 있다.
김 조교사가 처음부터 '백락' 소리를 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2004년 부경에 첫 발을 내딛을 때만 해도 무명의 조교사였을 뿐이다. 첫 해 출전 경주가 단 14회 밖에 되지 않았다. 노력 만이 살 길이었다. 자택인 안양과 발길을 끊은 채 마방에서 숙식하며 연구를 거듭했다. 피나는 노력에 마주들도 김 조교사에게 말을 맡기기 시작하면서 출전 횟수는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2006년 최우수 조교사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405차례 경주에서 108승(2위 64회·승률 26.7%·복승률 42.5%)을 작성하며 서울-부경 통틀어 최고 승수를 기록했다. 부경에서 경쟁 중인 울즐리 조교사(59승)가 뒤를 따랐지만 절반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격차는 크게 벌어져 있다.
6일 렛츠런부경에서 만난 김 조교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이날 출전한 마필들의 경주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마주 및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다가도 금새 경주 내용을 분석하고 깊은 생각에 빠지는 모습이 반복됐다. 승부사의 끓는 피는 숨겨지지 않았다.
노력 없이 얻는 성과는 없다. 김 조교사는 오늘도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