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업계가 과대·과장 광고 등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CJ오쇼핑이 '허위 방송'으로 잇따른 제재를 받아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
올해 1월과 2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로부터 연이어 권고조치를 받은 CJ오쇼핑은 지난해 총 16차례의 제재 의결을 받은 바 있다. 이는 홈쇼핑업체 전체 제재건수의 약 20%에 해당하는 횟수다.
작년 법정제재 총 16차례…고강도 제재횟수도 상위권
CJ오쇼핑이 정확하지 않은 상품 정보를 방송해 최근 잇따라 제재를 받았다. 방심위는 지난 8일 '2월 상품판매방송 심의의결' 결과를 발표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지난해 8월 A업체의 가죽소파를 판매하면서 제품의 소재인 면피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해, 정상적인 상태의 면피와 이미 훼손된 상태의 내피를 부적절하게 비교·시연했다. CJ오쇼핑은 또한 제품에 사용된 면피도 0.02㎜ 코팅 처리됐음에도, 내피와 비교해 '코팅한 가죽과 다르다'면서 제품에 사용된 면피는 코팅 처리되지 않았다고 허위 사실을 방송했다.
이에 방심위는 관련 규정을 준수하도록 권고했다. 방심위는 "(문제가 된 방송)이후에는 시연 자체를 하지 않고 시청자의 오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감안해 권고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방심위는 CJ오쇼핑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면서 소비자들로 하여금 제품의 효능을 오인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방심위는 "하지만 위반 정도가 경미하고, 기존 심의사례와의 형평성을 감안해 권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CJ오쇼핑의 행태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것이다. 방심위의 지난해 상품판매방송에 대한 심의의결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지난해 최다수준인 16차례 법정제재를 받았다. 이는 전체 6개 홈쇼핑업체에 내려진 법정제재 84건의 19%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최다를 기록한 GS홈쇼핑(17차례, 20.2%)과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그런데 CJ오쇼핑에 대한 방심위의 제재는 GS홈쇼핑 보다 수위가 높았다. 방심위의 제재는 징계, 경고, 주의, 권고, 의견제시 등의 순으로 강도가 높다. 지난해 CJ오쇼핑은 징계 1차례, 경고 2차례, 주의 4차례를 받았다. 같은 기간 GS홈쇼핑은 경고 1차례, 주의 3차례였다.
취급고 기준 4위로 추락…매출액·영업이익도 감소세
수년간 GS홈쇼핑과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CJ오쇼핑이 최근 업계 4위까지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지난 한 해 취급고(총 판매액) 3조555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3조1762억원에 비해 1200억원 이상 줄었으며 GS·현대·롯데 등 홈쇼핑 상위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했다.
취급고는 해당 채널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총 매출로 제품 판매 수수료만 매출로 잡는 재무제표 매출과는 다르다. 통상 유통업계 순위는 주로 취급고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1위인 GS홈쇼핑(3조5119억)과는 취급고 차이가 큰 폭으로 벌어졌다. 현대홈쇼핑(3조1842억원)과 롯데홈쇼핑(3조1000억원)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또한 CJ오쇼핑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연결기준 매출은 2조6049억여원에서 2조3086억여원으로, 영업이익은 2344억에서 209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각각 11.3%, 10.6% 감소한 수치다. 이에 대해 CJ오쇼핑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소비자들의 구매 경로가 다양화되면서 홈쇼핑업계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고 있다"면서 "외형적인 것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을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취급고가 감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8일 TV홈쇼핑업체들의 광고 중 '방송사상 최저가' 등을 노출한 것 중 83%가 허위·과장이라고 발표하면서 TV홈쇼핑업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원이 지난해 9∼10월 CJ오쇼핑을 비롯해 6개 홈쇼핑 업체의 총 100개 방송을 조사한 결과, 70.0%(70개·이하 중복 포함)가 '방송사상 최저가, 단 한 번도 없던 초특가, 방송 종료 후 가격 환원' 등으로 광고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82.9%(58개)는 방송에서만 판다던 물건을 자사 인터넷몰에서 계속 판매하거나, 다른 쇼핑몰의 가격이 더 싼 것으로 드러난 것.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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