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 Let's Go 한국세계문화유산탐방 '종묘' 나들이>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5-08-12 21:04


최근 문화재활용관광이 세계적 트렌드가 되고 있다. 한 국가나 지역, 공동체의 문화유산 속에는 면면히 흘러온 역사속의 다양한 가치들이 온전히 담겨 있다. 때문에 문화유산 관광은 여행 테마로 더 매력 있다. 특히 빛나는 세계유산의 경우 관광산업 측면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전 세계인이 인정해주는 글로벌 관광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국내 세계유산을 탐방하는 여행프로그램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그것도 지역의 할아버지-할머니와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진 1·3 세대 간 동행 여행 프로그램이다. GKL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덕주)과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협회장 이호경)가 10회에 걸쳐 공동 실시하는 '함께 만나는 UNESCO 세계문화유산탐방' 이벤트(Let's Go 한국세계문화유산탐방)가 그것으로, 그 첫 회가 조선 왕조의 상징인 '종묘' 탐방으로 시작됐다.
글·사진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문화재활용관광은 한 국가나 지역, 공동체의 문화유산 속에 담긴 다양한 가치들을 온전히 맛볼 수 있어 매력 있다. 사진은 조선왕조의 상징이자 절제미-신성미를 담아내는 세계문화유산 '종묘' 나들이에 나선 가족의 모습.
◆서울 도심에서 만나는 자랑스러운 세계유산 '종묘'

조선 왕조의 뿌리, 종묘

2015년 8월 현재 국내에는 유네스코 등재 세계유산(유형)이 12곳(문화유산 11-자연유산 1)에 이른다. 그 중 종묘는 조선 왕조의 정신적 모태가 되는 곳으로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지금도 제례가 후손들에 의해 온전히 봉행되고 있어 왕실의 제례 문화를 보여 주는 값진 문화유산이다.


◇종묘 정전

종묘 정전
조선은 '유교'를 통치의 기본 이념으로 삼았다. 유교의 예법에 따라 건국과 함께 왕이 머무는 궁궐과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는 종묘, 그리고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사직단 등 세 가지 중요 공간을 도읍에 마련했다.

종묘에서 치르는 제사인 종묘 제례와 제례악도 세계무형 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조상의 영혼이 잠들어 있는 신주를 보관하고 계절마다 제사를 올리는 제례 의식은 조선 왕조의 정통성을 확립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그 전통은 조선이 명을 다하는 날까지 이어졌고, 이후 1세기가 지난 지금껏 후손들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제례 의식을 이어 온 곳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종묘 제례에는 모든 행사의 순서에 맞게 노래와 악기 연주, 무용(춤)이 동반되었는데, 종묘 제례에서 연주되는 음악과 춤이 '종묘 제례악'이다.

조선시대 '종묘사직(宗廟社稷)'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로 쓰였다. 종묘사직은 왕의 조상신을 모신 사당인 '종묘'와 토지와 곡식의 신에게 제사 지내는 '사직단'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왕조 시대 임금의 정통성을 조상신과 자연신으로부터 부여받았기에 이들에게 제사 지내는 곳인 종묘와 사직단은 대단히 신성한 장소였다. 종묘는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건축적 아름다움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함께 인정받았다.

절제된 아름다움과 신성미 담아내는 '종묘' 탐방

종묘는 조선 왕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태조 이성계는 경복궁과 함께 종묘를 세워 조상신을 모셨다. 종묘는 본래 창덕궁-창경궁과 한 영역에 있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조선 총독부가 조선왕조의 맥을 끊기 위해 궁궐과 종묘 사이에 큰 길을 내서 현재는 궁궐과 떨어져 분리되고 말았다.


영녕전
종묘는 존재 의미 이상으로 빼어난 건축미도 자랑한다. 정전과 영녕전 등의 고건축물이 장엄하면서도 절제된 아름다움 속에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웅장하고도 신성한 분위기를 담아낸다.

종묘는 정전과 영녕전이 그 중심이다. 종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정전은 공덕이 높은 19명의 조선 왕과 그의 왕비들의 혼이 담긴 위패 49위를 모시고 기리는 공간이다. 가로 109m, 세로 69m의 넓은 월대 위에 세워진 정전은 가로 길이가 101m로,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긴 단일 목조 건축물이다. 이는 신위가 늘어날 때마다 증축했기 때문이다.


향대청의 신주
정전은 가운데 놓인 신로를 중심축으로 대칭을 이루며 길게 수평을 이룬 지붕 선이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그러나 종묘는 왕이 살던 궁궐만큼 화려하지는 않다. 조상신을 모시는 장소였기 때문에 장식과 색채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단순하게 지어 장엄함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하늘과 맞닿은 정전의 지붕 선을 '단순 반복과 절제의 아름다움'을 담아낸다고 평가한다.

정전 건물 앞에는 얇은 돌을 쌓아 만든 월대가 있다. 종묘 제례 의식을 치르기 위해 만든 마당이다. 월대를 구성하고 있는 돌은 거칠고 평탄치 않다. 이는 경박스럽게 움직이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요, 지면이 평탄하지 않고 경사를 이룬 것은 비가 많이 내려도 고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한 지혜를 담은 건축술이다.


어숙실
정전은 겉으로 보면 20개의 기둥과 19칸의 문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내부는 모두 트여 있다. 그리고 신주를 모시는 태실 위에는 유일하게 화려한 색의 문양이 장식되어 있다. 하지만 정전 내부는 직접 볼 수 없다. 대신 향대청에 정전의 신주를 모신 태실 1칸을 그대로 재현해 놓아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정전을 받치고 있는 20개의 기둥은 모양이 모두 같지 않다. 정전을 여러 번에 걸쳐 늘려 지었기 때문이다.

'제2의 정전'이라 할 수 있는 영녕전에는 뚜렷한 업적을 남기지 못했거나 재위 기간이 짧았던 왕들의 신주를 모셨다. 세월이 흐르면서 왕과 왕비의 위패가 늘어나 정전 안에 다 모실 수 없게 되자, 새로 건물을 지었다. 영녕전은 '왕가의 조상과 자손이 함께 길이 평안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영녕전에는 16개 방에 34신위를 모시고 있다. 태조 이성계의 고조부에서 부모까지의 신주가 모셔져 있는 4칸의 중앙 태실을 중심으로 동서로 각 6칸씩 마련된 영녕전은 정전에 비해 규모가 작다. 이곳에는 폐위된 왕인 연산군과 광해군 등을 모시고 있다.


종묘 연못
남문 바로 옆에는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신하들의 신주를 모신 16칸짜리 공신당이 있다. 공신당에는 모두 83위의 신주가 모셔져 있는데 이황, 이이 등 잘 알려진 학자들의 신주도 포함되어 있다.

이밖에도 종묘에는 제사에 사용할 제사 예물을 보관하고 헌관(제사를 주관하는 사람들)이 대기하던 장소인 향대청, 제사를 지내기 전에 왕과 세자가 머무르면서 목욕재계하고 의복을 갈아입던 어숙실(재궁), 향대청 동남쪽에는 고려 31대 왕인 공민왕과 왕비인 노국대장공주의 영정을 모신 신당이 있다. 향대청 남쪽에는 망묘루가 있는데, 제례 의식에 참석한 왕이 휴식을 취했던 곳이다.

◆여행메모

종묘 가는 길=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11번 출구~도보 5분 이동~종묘(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57)

종묘 여행팁


종묘는 해설사 동행 탐방이 기본이다.
◇종묘 개방시간

휴관일=매주 화요일

관람 시간=한국어(09:20, 10:20, 11:20, 12:20, 13:20, 14:20, 15:20, 16:20, 17:00<3~9월>)

◇종묘는 해설사와 함께 단체관람이 기본이다, 단, 토요일,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자유 관람.

주변 연계관광

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경희궁 등 조선의 대표적 궁들과 연계관광코스를 꾸릴 수 있다. 특히 창덕궁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종묘와는 지척이다. 창덕궁은 산자락과 주변 지형에 따라 공간을 자연스럽게 배치해 편안하면서도 아름다운 건축-조경미를 자랑한다. 아울러 인근 인사동과 북촌은 도보여행을 통해 한옥의 기품, 다양한 전통문화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또 인사동과 북촌에는 한정식 등 맛집도 즐비해 쏠쏠한 미식기행도 즐길 수 있다. 광화문에서 서울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면 남산, 이태원, 한강, 청계천, 경복궁 등 서울시내 주요 명소도 쉽게 둘러 볼 수 있다.

◆전북 김제 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 & 김제사회복지관 아동, 행복한 종묘 나들이


◇GKL사회공헌재단과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공동 지원하는 '함께 만나는 UNESCO 세계문화유산탐방' 이벤트의 일환으로 서울 종묘 나들이에 나선 김제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15명)과 아동(15명)들이 종묘 영녕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사진=김제노인종합복지관 제공>
GKL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덕주)과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협회장 이호경)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함께 만나는 UNESCO 세계문화유산탐방' 이벤트가 지난 7월 30~31일(목), 서울 종묘에서 첫 탐방 활동을 시작했다.

전북 김제시 김제노인종합복지관(관장 노기보) 어르신 15명과 아동 15명이 '오늘 궁을 만나다! 종묘랑 경복궁이랑 눈 맞았어요~'라는 타이틀 아래 신나는 세계유산기행에 나선 것.

'GKL사회공헌재단과 함께 하는 UNESCO 세계문화유산탐방, Let's Go 한국세계문화유산탐방사업'<이하 'Let's Go 한국세계문화유산탐방'>은 어르신과 아동 각 15명씩 1:1 짝을 지어 한국세계문화유산을 탐방하는 1·3세대 여행프로그램으로, 참여자에게 여행의 기회를 제공하고, UNESCO가 지정한 대한민국의 세계문화유산을 널리 알리는데 그 목적이 있다.


경복궁에도 들렀어요
이번 탐방 여행에서는 서울 소재 종묘와 경복궁 등을 찾아 우리 전통 건축물의 웅장함과 제례 및 제례악 등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국회의사당에도 들렀어요.
어르신과 아이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인사동 쌈지 길에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 국회의사당 등 서울의 또 다른 명소도 둘러보았다.


행복한 나들이
이번 탐방을 통해 얻은 가장 값진 성과가 있었다. 우리의 빛나는 문화유산의 관람을 통한 전통문화의 이해 말고도, 세대 간의 동반여행을 통한 어우러짐이 바로 그것이다.

김제노인종합복지관 이미영 과장은 "미처 모자를 준비하지 못한 아이에게 휴게소에 들러 직접 모자도 선물하고, 활동 내내 아이의 작은 가방을 대신 들어주는 등 친손자라고 생각하며 알뜰살뜰 챙기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따스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1·3세대 간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우리 김제시에 있는 각급 기관단체에서도 지속적으로 이 같은 행사를 실시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친할머니-손녀 같지요?
GKL사회공헌재단 이덕주 이사장은 "남의 손자손녀지만 내 자손처럼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보살펴주는 할아버지-할머니들의 따스한 사랑과 친 조부모처럼 살갑게 따르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화목한 가정 이상의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이 같은 1·3 세대 간 동행 여행 프로그램을 더욱 활발히 전개해 나가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GKL사회공헌재단-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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