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으로 유명한 교촌에프앤비㈜의 권원강 회장이 최근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일부 연도에는 교촌치킨이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고배당을 받아온 데다 최근 가격인상으로 소비자와 가맹점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기 때문. 적자 속에서도 배당을 했기에 업계에서는 가격인상을 총수 이익 챙기기로 연결 짓고 있다. 게다가 업계 3위권인 교촌치킨의 가격인상은 다른 프랜차이즈업체들의 동반 가격인상을 불러와 치킨 2만원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교촌치킨은 육계값이 하락세인 가운데 치킨 성수기를 앞둔 지난 7월 제품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제품별로 교촌(간장) 스틱과 콤보가 1만6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6.25%, 레드스틱·레드콤보·허니콤보는 1만7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5.88% 올랐다.
이 같은 소식에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치킨가격이 원재료비 대비 지나치게 비싸다는 불만과 대표 야식메뉴라는 점을 감안해 업체의 가격인상 이유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밝힌 한국계육협회 자료에 따르면 닭고기(냉장,9-10호,㎏)의 도매가격은 올해 6월 평균 308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88원과 비교하면 18.5%나 하락했다. 또 지난 5년간의 평균가격보다 15.5% 떨어졌으며, 가격인상 품목의 부위인 넓적다리와 날개 부위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5%, 지난 5년 평균 대비 13%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닭고기 공급 과잉으로 인해 시세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교촌치킨은 가맹점 운영비용 상승을 가격인상의 근거로 들었지만 이 비용 중 일부는 원재료 가격 인하로 상쇄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이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교촌치킨은 소비자의 알권리와 기업-소비자간 불필요한 불신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라도 가격인상의 근거를 더욱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업계의 무리한 점포망 확장 경쟁으로 수익이 줄어 배당이 적어지자 총수의 잇속을 챙겨주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인건비 및 각종 공공재 요금 등 운영상 관련 비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작년 교촌 윙 제품만 인상했지만, 다른 부분육 메뉴는 가격을 그대로 1년간 유지하고 있다가 이번에 인상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닭고기 가격은 소비와 생산 상황에 따라 가격이 낮아졌다 높아졌다를 반복하고 있으며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다시 상승할 여지도 있다"며 "제품의 적정 가격을 보존해줌으로 인해 제품의 품질이나 서비스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한' 배당 정책
교촌에프앤비는 전국 약 1000개의 교촌치킨 가맹점을 거느린 회사로 권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비상장 회사다. 즉, 배당을 하게 되면 고스란히 권 회장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구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2009~2013년 총 31억여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 기간 권 회장은 총 145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2009년 교촌에프앤비는 매출 1752억원에 영업이익 약 50억원, 순이익 약 16억원을 기록했다. 교촌에프앤비의 당시 배당성향은 1주당 438%. 배당성향은 순이익 대비 배당한 금액을 말한다. 결국 권 회장은 순이익의 4배가 넘는 무려 7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일반적으로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높을수록 이익 중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져 재무구조의 악화요인이 된다. 일반 기업의 배당성향은 20% 안팎 수준이다.
2010년에는 23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권 회장은 3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특이한 점은 이런 고배당이 시작된 시기다. 2009년 이전에는 배당이 없거나 배당성향이 일반 기업보다 낮았다.
교촌에프앤비는 2007년 73억원의 순이익에 3500만원(배당성향 0.5%)을 배당, 2008년에는 16억여원의 순이익에 배당은 없었다.
2007년과 2008년 권 회장의 지분은 75%였으며 나머지는 자산관리공사가 갖고 있었다. 그러다 권 회장이 2009년 자산관리공사의 지분을 매입, 100%를 확보하게 됐다. 결국 감시자 역할인 자산관리공사가 주주명부에서 빠지자 곧바로 고배당이 시작된 것으로 비쳐진다. 이에 대해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배당은 적법한 절차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