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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고수들은 '잘 아는 일, 그리고 잘 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하라'는 조언을 자주 한다. 창업 성공확률을 그만큼 높이는 일이다. 그렇지만 법칙을 무색케하는 '이단아'도 있는 법이다.
노씨는 "이것 저것 안해본 것이 없는 것 같다. 모텔은 재력이 돼 운영했다기보다 처가가 모텔을 운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운영을 맡았던 것 뿐이다. 술은 입에도 대지 못하는데 올해초 치킨을 먹으러 광주에 있는 치킨퐁 매장에 들렀던 것이 인생을 바꾼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맛이 마음에 들었고, 인테리어와 냉각시스템을 갖춘 생맥주도 독특했다. 노씨는 "창업비용은 4억5000만원이나 들었다. 지금까지 모은 돈을 거의 투자했다. 내겐 모험이었고, 초기에는 걱정도 컸다"고 말한다.
오픈 초기부터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보통 오후 4시부터 익일 새벽 4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영업준비를 위해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에 출근을 했다. 몇몇 손님은 영업준비를 위해 가게 문을 열때 따라 들어오곤 했다. 영업준비에 차질을 빚을 정도였다. 그때부터 영업시간은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노씨는 "돌이켜보면 참 무모했다"고 말한다. 노씨는 "지금이라면 절대 쉽사리 결정하지 못했을 것 같다. 예상 월매출은 6천만원에서 7천만원이었다. 사실 이정도도 엄청난 수치지만. 투자비가 워낙 커 지금 생각하면 월 6천만원 매출을 올린다고 해도 손에 떨어지는 돈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 같다. 다행히 월매출은 그보다 훨씬 많아 순수익도 꽤 된다. 감만 믿고 너무 크게 판을 벌인 것 같지만 제법 빨리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노씨의 매장은 프랜차이즈 오픈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본보기 장소이기도 하다. 본사 직원들까지 나와 자사 홍보를 할 정도다.
노씨는 성공비결을 "아이템을 잘 잡은 것이 크다. 나의 성공이라기보다는 치킨퐁이 그만큼 경쟁력이 있었다고 본다"며 겸손해 한다. 하지만 세상에 그냥 이뤄지는 것은 없다. 노씨의 인력관리 철학은 남다르다. 매장 직원이 20명이나 된다. 10명 정도면 충분할 수 있지만 직원 수를 늘려 고객 서비스에 더 많이 투자했다. 직원들은 근무시간 자율 선택제를 적용, 원하는 시간에 나와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1주일에 1회 이상 회식, 한달에 1회 이상 야유회 등은 직원들에게 다가서려는 노씨의 다짐인 셈이다.
초등학생(4학년) 학부모인 노씨는 "나도 넉넉하지 못한 집에서 자랐다. 고교때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다. 있는 집 아이들이 아르바이트를 하진 않는다. 그들과 눈높이를 맞추려 노력한다. 결국 고객과 대면하는 이는 직원이다. 이로 인해 손님들이 우리 매장에서 더 자주 웃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한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