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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토닌을 높여야 자살시도 낮춘다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3-07-19 10:16


OECD 자살률 9년 연속 1위 국가인 한국에선 한 시간에 1.6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하루 평균 40여명 자살). 그 중에 특히 우울증 환자의 15%는 자살을 시도하고, 자살자의 80%가 우울증을 앓은 것으로 추산된다. 전 인구의 약 15퍼센트가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병인 우울증이지만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병인만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이렇게 우울증 환자들의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자살시도)에는 뇌의 생물학적인 변화와 깊이 연관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영민 교수는 우울 정도가 비슷한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자살 시도를 했던 17명과 자살 시도를 전혀 한 적이 없는 21명으로 나눠 세로토닌 활성도를 평가하는 뇌파분석법인 LDAEP를 측정했다. 그 결과 자살을 시도했던 환자들에서 자살을 시도하지 않았던 환자들보다 세로토닌 활성도가 약 50% 정도 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LDAEP 자살시도자 0.90 vs 자살시도하지 않는 환자 1.45 <높을수록 세로토닌 저하 상태>). 즉 뇌에서 분비하는 세로토닌의 활성도를 높여야 자살 시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비슷한 정도의 우울 상태라도 세로토닌 활성도가 낮으면 절망감 점수는 자살시도자에게서 (8.7점 vs 13.7점) 1.6배 상승했으며 자살 사고 점수는 (7.1점 vs 19.8점) 무려 2.8배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돼 세로토닌 활성도가 저하된 사람이 자살에 훨씬 더 취약할 수 있음을 밝혔다.

박영민 교수는 "같은 수준의 우울증 정도를 보여 주더라도 세로토닌 수치가 낮은 환자가 더 자살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살 시도가 반복되는 환자는 반드시 세로토닌과 관련된 약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수 년 연속 OECD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한 불명예를 가진 우리 사회에서 자살에 대한 정신건강의학적 치료와 이에 대한 국가적인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로토닌은 신경세포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로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세로토닌은 평온감과 위로감 등 정서적인 본능을 조절하는 역할하고 있으며 세로토닌이 부족하게 되면 불안, 우울, 죄책감, 자살 등 우울증의 일련의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교수는 "가벼운 우울증의 경우 꾸준한 운동 요법이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켜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운동을 하게되면 BDNF라는 세로토닌의 모태가 되는 물질을 증가시켜 주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우울증이 2020년경에는 모든 연령에서 나타나는 미래질환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한 만큼 앞으로도 더욱 자살행동(시도)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있다. 이번 연구결과를 볼 때 우울증 환자의 경우 치료시 자살 시도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세로토닌의 활성 정도도 평가해 치료하는 것이 우울증 환자의 자살 시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2013년 국제기분장애학회(ISAD) 정동장애 학술지(Jouranl of Affective Disorders) 최신호에 발표됐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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