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비자금 의혹으로 재벌가의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오너일가를 위한 비밀 조직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재벌그룹의 비밀조직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황태자 친위대', '대관업무팀', '관재팀'이다.
그런데 최근 관재팀이 주목을 받고 있다. CJ그룹의 최근 비자금 의혹 수사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듯 비춰지고 있는 게 이유다. CJ그룹의 관재팀은 그동안 이재현 CJ그룹 회장(53)의 차명 주식과 차명 재산을 관리해왔다.
CJ그룹의 관재팀이 외부에 실체를 드러낸 것은 2007년 CJ청부살인 의혹 사건에 대한 판결문에서다. CJ청부살인 의혹 사건은 재무 2팀장 이모씨(44)가 사채업자이자 폭력배인 박모씨(42)에게 170억원을 빌려줬다가 돈을 떼일 것 같아 청부업자를 고용해 살해하려했던 사건이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이씨가 팀장으로 있었던 재무2팀은 통상적인 회사 재무를 담당했던 재무1팀과 달리 3명의 인력이 오너의 비자금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왔다.
최근 검찰은 CJ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명명백백 밝혀내기 위해 업무역량을 관재팀 실체 조사에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CJ그룹의 관재팀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던 만큼 오너일가의 자금흐름을 꿰뚫고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CJ청부살인 의혹 사건 관련 법정에서 이씨가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규모가 수천억원대라고 밝혔던 점에 주목, 수사의 폭도 넓힐 계획이다.
CJ그룹의 관재팀은 2000년대 초 이재현 회장의 동기인 김모씨가 초대 팀장을 맡았고, 사건을 통해 문제가 됐던 이씨의 후임으로 현재 성모씨가 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성씨는 제일제당 경리팀 출신이다. 검찰은 CJ그룹의 3대 관재팀장인 성씨의 소환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CJ그룹의 비자금 규모의 실체가 얼마나 될지에 세간의 관심이 모으고 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