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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 지키려면 라식 수술 전 유전병 검사 필수"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3-04-21 14:20


대학생 때부터 서클렌즈를 즐겨 착용했던 최미정씨(30)는 서클렌즈의 부작용에 대해 심각하게고민하다가 라식 수술을 결심했다. 2주 정도 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한 후 안과전문병원에서 라식 사전검사를 받았다. 수십 가지가 넘는 검사 후 최씨는 의사로부터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들었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라는 유전병 때문에 라식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소견이었다. 각막에 상처를 낼 수도 있는 렌즈는 가급적 피하고 안경과 선글라스로 눈을 보호하며, 주기적으로 안과 전문병원을 찾아 질환의 발현 속도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당부도 함께 들었다.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술이 피부관리만큼이나 성행하고 있다. 하지만 시력교정술 전 사전 검사를 철저히 시행하지 않으면 수술 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같은 유전질환이 있는 사람이 병의 유무를 모른 채 시력교정술을 할 경우 실명에 이르는 최악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원장은 "라식·라섹 등 시력교정술을 계획하고 있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이 많은데, 라식은 수술만큼이나 사전 검사가 매우 중요하므로 꼼꼼히 받아야 한다"며, "환자가 스스로 검사 종류와 내용에 관심을 갖고 수술해야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Avellino Corneal Dystrophy)'은 1988년 처음 발견된 질환으로 염증없이 각막에 흰 점이 생겨 서서히 앞이 보이지 않게 되는 유전 질환이다. 과거부터 존재했던 질환이지만 최근 라식·라섹 등 시력교정술이 성행하면서 심각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희귀질환으로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으나 우리나라 인구 870명 당 한명 꼴로 나타나는만큼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인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각막을 절삭하는 시력교정술을 받을 경우 흰 점이 더욱 빨리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 처음 발현되는 시기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부모 중 한 사람에게 유전자를 물려받은 이형접합자의 경우 60~70대까지 자신의 시력을 유지하며 큰 불편함 없이 지내기도 하지만 대체로 12세 쯤부터 서서히 발병하여 흰 점이 각막에 점점 퍼져 시력을 잃게 된다.

각막에 생긴 흰 점은 육안으로 알기 어려우므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면봉으로 구강 세포를 채취하여 검사하는 AGDS™(Avellino-GENE Detection System,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검사)를 시행할 경우 약 2시간 후 간단하고 정확하게 질환 여부가 확인된다.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된 AGDSTM 검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특히 미국에서는 AGDSTM의 클리아(CLIA, 미국표준인증제도) 라이선스를 획득해 미국 안과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4월 현재 AGDSTM 검사를 받은 사람은 33만 명이 넘었으며, 이 중 305명 이상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진단을 확정받고 라식·라섹수술을 피해 실명 위기에서 벗어났다.

시력교정술을 결심한 사람들은 안과전문병원을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진국 원장은 "시력교정술은 아주 미세한 차이로 수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수술 전 사전검사를 철저히 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고 사후관리까지 고민해서 수술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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