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겨우내 운동과 담을 쌓고 살았던 사람이라면 1~2주간 야외운동에 필요한 몸을 만드는 시간을 가져야 사고위험을 줄일 수 있다. 추위와 운동부족으로 굳어있던 근육과 인대가 미처 풀리지 않는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하면 관절연부조직이 쉽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관절불안정증, 아탈구(비정상적으로 결합한 상태) 및 탈구를 유발시킬 뿐만 아니라 이차적 연골손상과 퇴행성관절염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규칙적인 활동변화를 줘 생체시계를 봄철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밤이 짧아지는 봄에는 기상시간을 겨울철보다 30분~1시간 정도 앞당기면 수면 사이클이 자연스럽게 봄철 생체리듬에 맞춰진다. 산책이나 야외활동을 증가시켜 되도록 햇빛 쬐는 시간을 늘리면 체온이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체시계를 촉진시킨다. 이러한 방법들은 '서커디언 리듬(활동일주기)'과 내분비계의 변화를 가속시켜 인체의 환경 적응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스트레칭을 꼼꼼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 운동 상해 대부분이 과격한 몸싸움보다는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져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칭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은 사고위험과 반비례한다. 기온 변화에 적응하는 기간 동안 개인 체력에 맞춰 일정시간 이상을 이리저리 몸을 비틀고 만지면서 잘 쓰지 않았던 근육들에 충분한 자극을 줘야 한다.
만약 골프, 테니스, 배드민턴처럼 한쪽 근육을 주로 사용하는 편측운동을 즐겼던 사람은 반대편 근력을 키운 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자칫 내전근과 회전근 또는 대항근과 작용근 등 각 골격근의 근력 및 유연성 차이가 클 경우 부상으로 이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평소 사용했던 반대쪽의 근육을 강화하거나 역방향으로 신체활동을 집중한다.
예를 들어 왼쪽으로 스윙을 자주했다면 오른쪽으로 회전운동을 하고 미는 운동을 많이 했다면 당기는 운동을 하는 식이다. 또 바닥에 엎드려 서로 반대쪽 팔다리를 교차해서 드는 동작을 자주하면 대항근과 작용근의 균형을 유지하고 파워하우스(복부, 척추, 골반 등이 함께 모인 신체부분)의 근육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비타민 섭취도 늘려야 한다. 봄철에는 신진대사가 활성화되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2~3배 증가한다. 이로 인해 피로가 금방 누적되는 것은 물론 체내 각 세포도 산화되기 쉽다. 특히 척수전각염의 운동신경세포활동이 저하되면 근위축이 발생하고 그만큼 몸도 둔해지며 자극반응에도 약해져 반사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자신의 신체 상태를 미리 점검해 이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도 스포츠상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김상훈 의무원장은 "편평족(평발)이 있는 사람은 달리기처럼 체중부하가 심한 운동을 계속하면 족부 주상골에 스트레스성 골절이 나타나기 쉽다. 고혈압, 당뇨 등 성인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 갑작스런 운동으로 인한 혈압상승, 심근경색 같은 응급상황이 나타날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 후 운동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