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과 함께 입학, 새 학년을 맞이한 아이들. 힘들긴 해도 조금씩 새 학년 새 학기에 적응해가고 있을 터. 어떤 아이는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즐기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는 아침마다 늑장을 부리며 학교 가는 것조차 힘들어 할 수 있다.
체력적으로도 힘에 부친다. 집에 돌아오면 쉴 틈 없이 숙제를 하고 학원을 순례한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학습지나 못 끝낸 과제를 마쳐야 한다. 숨 가쁘게 학업 스케줄을 따라가다 보니 기력을 회복하기 힘들다. 체력이 저하되며 면역력도 떨어진다.
광진 아이누리한의원 김재윤 원장은 "체력과 면역력이 저하되면 잦은 감기증후군이나 비염, 축농증에 자주 걸리고 식욕부진, 성장부진 등에 시달릴 수 있다. 이런 증세는 아이의 집중력을 떨어뜨려 학습 능률을 저하시키고 결국 학습부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기초체력이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과도한 공부욕심이 오히려 더 큰 체력 저하를 유발하고, 이런 상황이 잦은 병치레와 학습 방해의 원인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엄마는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학교에 결석하게 될까 봐 겁을 먹는다. 증상을 빨리 가라앉히는 약부터 먹여 학업에 지장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감기는 빨리 낫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가벼운 감기에도 약을 먹여 증상만 없앨 경우 면역력을 훈련시킬 기회가 사라지고 이것은 면역력이 단단해지는 기회도 잃게 만든다. 결국 면역력이 약한 아이는 감기를 달고 사는 악순환을 겪는다.
또 감기에 자주 걸리는 아이는 성장 에너지를 감기와 싸우는 데 모두 써버려 또래보다 덩치가 작고 허약할 수 있다.
광진 아이누리한의원 김재윤 원장은 "일반적인 감기는 휴식을 잘 취하면 저절로 나을 수 있다. 하루 이틀 정도 푹 쉬면서 감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감기 후에는 따라잡기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영양을 공급한다. 이것이 아이가 감기도 이기고 면역력도 쌓을 수 있는 방법이다"고 조언한다.
성장까지 방해하는 비염, 초등 저학년 때 치료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코가 막히는 아이들은 늘 입을 벌리고 숨을 쉬기 때문에 먼지나 나쁜 세균이 걸러지지 않고 호흡기 깊숙이 들어갈 수 있어 다른 아이들에 비해 감염성 질환에 노출이 되기 쉽다.
평소 두통에도 시달리고 코가 답답해 짜증도 심해지며 집중력도 떨어지게 된다. 수업 중 손이 코로 향해 있으며, 입을 벌리며 숨을 쉬는 바람에 바보 표정을 보이기도 한다. 취침 중에도 코가 답답해 뒤척이느라 숙면을 취하기도 힘들다.
여기에 비염 증상 중 농도가 짙은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증후군까지 있다면 밤새 기침에 시달릴 수 있다. 코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아이 키 키우기 등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코가 막혀 뇌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숙면을 방해해 뇌가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 아침에도 피곤해서 일어나기 힘들고 등교 후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어 학습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재윤 원장은 "비염 축농증은 성장과 학습에 모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급적 초등 저학년 때, 즉 면역의 성장과 안정이 이루어지는 10세 이전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비위 허약아, 식욕부진과 잦은 배앓이 해결
비위의 기운이 약한 아이들은 평소 배앓이도 잦고 입도 짧다. 영양을 소화, 흡수하는 기능도 약하고, 자칫 원치 않은 음식을 억지로 먹으면 탈도 잘 난다. 집중력도 떨어진다.
원래 비위, 즉 소화기는 몸속에 들어온 음식을 분해해 맑고 청명한 기운은 머리 쪽으로 보내 두뇌를 움직이는 에너지로 사용하고, 탁한 기운은 아내로 내려 배설을 시킨다. 아침 식사가 두뇌 활동을 돕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아이가 과도한 학습 스트레스를 겪을 때에도 소화기가 약해져 조금만 음식을 잘못 먹어도 복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밤늦게까지 학원에 다니면서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 음식을 자주 먹다 보면 소화 기능이 약해져 신경성 위염이나 복통을 자주 겪는다.
아이가 식욕부진에 잦은 배앓이를 겪는다면 비위의 기운을 북돋워준다. 또한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하며, 갑작스럽게 배가 아프다고 할 때는 따뜻한 찜질기를 배에 대고 있거나, 엄마 손으로 원을 그리듯 복부 마사지를 해준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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