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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팥죽으로 속을 따뜻하게 보해야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2-12-21 15:22


오늘 양력 12월 21일은 24절기의 스물두 번째 절기로,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다.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악귀를 물리치고 건강을 소원했기 때문이다.

팥죽은 팥을 고아 죽을 쑤고 여기에 찹쌀로 빚은 새알심을 넣어 만든다. 팥죽을 끓이면 먼저 사당에 올려 고사를 지내고 집안 곳곳의 방, 장독대, 헛간 등에 두었다. 사람이 드나드는 대문이나 벽에 뿌리기도 했다. 붉은 팥이 양기의 색을 띤다 하여 집안의 '음귀'나 잡귀를 쫓는 데 효험이 있다고 믿은 탓이다.

팥죽, 악귀를 쫓고 건강을 다지는 의미

특히 동지가 지나면 아이들은 겨울방학에 들어가고 내년 1월말까지는 소한, 대한의 추위와 맞서야 한다. 한의학에서 볼 때 겨울은 저장의 계절이다. 식물은 잎을 떨어뜨려 밖으로 나가는 기운을 막고 '씨' 안에 생명의 에너지를 저장한다. 동물은 활동량을 최대한 줄여 추운 겨울을 견뎌낸다. 우리 몸의 기운도 안으로 응집되면서 활동량이 줄어든다.

아이누리한의원(평촌점) 정아름누리 원장은 "팥은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중화, 해독하는 효능이 있으며, 몸 안에 들어온 사기, 독을 쉽게 배출하도록 해준다. 팥죽에 함께 들어가는 찹쌀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아 배앓이와 설사가 잦은 아이에게도 잘 맞는다"고 설명한다. 이렇듯 동지 팥죽은 겨울의 계절적 특성과 1년을 갈무리하는 시기를 고려해, 우리 몸의 나쁜 기운을 없애고 질병을 예방하며 몸을 보한다는 점에서 좋은 영양식이 될 수 있다.

겨울방학, 추위 속에서도 건강하게 지내려면

겨울동안 어떤 섭생을 하느냐에 따라 잔병치레 없이 겨울을 나고 건강한 봄을 맞이할 수 있는지 여부가 좌우된다. 정아름누리 원장은 "아이의 속을 따뜻하게 보하는 것"을 우선으로 꼽는다. 겨울은 아이의 속이 차가워지면서 감기나 장염과 같은 질병으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속을 따뜻하게 하라는 것은 과도한 난방까지 곁들여 무조건 몸을 따뜻하게 하라는 것이 아니다. 외부의 추위를 거뜬히 이겨낼 수 있도록 속을 단단하게 보하라는 의미이다.

속을 따뜻하게 보하려면 우선 섭취하는 음식물에 유념한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력을 보충해주는 인삼차나 뜨거운 성질로 몸 안에서 열을 내게 하는 생강차를 옅게 끓여 자주 준다. 파, 양파, 연근, 밤, 꿀, 단호박 등은 소화기 계통의 기능을 좋게 하면서 기혈을 흐름을 편안케 하는 기능이 있다. 생활습관과 활동량 역시 중요하다. 춥다고 집 안에서 감싸 키우다보면 아이 몸 자체적으로 열을 생산하고 발산하는 대사기능이 저하되어 오히려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추위 많이 타고 허약하다면 겨울 보약 필요

워낙 허약 체질이라서 추위를 많이 타고 겨울방학 내내 잔병에 시달리는 아이라면 겨울 보약으로 아이의 기운을 북돋워줄 필요가 있다. 정아름누리 원장은 "허약한 아이들은 대사기능이 다른 아이들보다 떨어지고 몸속의 열 생산과 발산이 적어져 같은 추위도 다른 아이들보다 강하게 느낀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 만성적으로 면역력도 떨어져 잔병치레가 많고, 식욕도 없는 편"이라고 설명한다. 생활습관이나 운동, 음식 등 섭생만으로는 건강한 겨울을 기대하기 부족하다면 아이 체질과 건강 상태에 맞는 보약으로 속을 따뜻하게 하고 기력을 북돋우면서 허약한 오장육부의 기운을 보충한다.

추위 많이 타고 허약한 아이에게는 기력 강화와 냉체질 개선을 위해 인삼, 건강, 계지 등 혈류 순환을 돕고 몸에 따뜻한 기운을 넣어주는 약재를 활용한다. 특히 소화기를 튼튼히 해주고 따뜻하게 해주는 약재들은 꾸준히 복용할 경우 만성적인 식욕부진, 성장부진 등을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

동지 팥죽 한 그릇에 한해의 건강을 기원했듯, 겨울은 성장의 계절인 봄에 대비해 기력을 보충해두는 시기이다. 아이가 추위를 이겨내면서 잔병치레 없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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