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국제핵융합실험로(이하 ITER)의 핵심장치인 진공용기 제작에 착수하며 최첨단 미래 에너지기술 선점에 나섰다.
ITER는 태양에너지와 같이 초고온 플라즈마를 생성시켜 수소 원자핵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반응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장치.
미래 청정에너지인 핵융합의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 중 현대중공업이 참여하는 진공용기는 높이 11.3m, 지름 20m, 무게 5천톤에 달하는 도넛 형태의 초대형 구조물로, 플라즈마를 밀폐하기 위한 진공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핵융합 반응에 의해 발생한 중성자의 일차 방호벽 역할을 하는 핵심장치다.
진공용기는 영하 196℃의 극저온과 1억℃에 달하는 초고온, 초고진공 등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제작 과정에서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또 일단 제작이 시작되면 결함을 발견하는 것은 물론 수정에 어려움이 많아 지난 2010년 1월 설비를 수주한 이후 설계, 구매, 시제품 제작 등 착수를 위한 준비 단계에만 2년이 넘게 걸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007년 한국형 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대형 초고진공 용기와 극저온 용기를 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완수할 것"이라며, "세계 핵융합발전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ITER의 주요 부품 가운데 하나인 초전도 자석구조물(Toroidal Field Coil Structure)을 일본으로부터 약 6천만 달러에 수주하는 등 핵융합에너지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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