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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어드벤쳐 저자 랜달 페이버 박사, "아이 눈높이 맞춘 교육 필요"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2-10-26 11:02


피아노 교수법의 권위자로 알려진 미국의 랜달 페이버(Randall Faber) 박사가 전국 순회 강연을 위해 최근 방한했다. 전 세계에서 활용되고 있는 피아노 교본 '피아노 어드벤쳐'를 개발한 저자인 그는 현재 부산, 대구, 광주, 서울 일정으로 공개 강연을 진행 중이다. 페이버 박사가 평소 한국인의 음악성과 음악교육 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들어 봤다.

한국인에 대해 특별한 느낌이 있다면.

-한국 사람 나름의 스타일과 품격, 열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자부심과 자신감이 대단하다. 자신을 표현하는 것도 당당하다. 피아노 역시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우선인데 한국 사람들에게는 그게 있다.

이번 방한의 목적.

-피아노 어드벤쳐를 전파하는 전문 교사, 전임 강사들과 직접 만나 인간적 교감을 나누기 위해서다. 한국에서 시작된 피아노 어드벤쳐 바람이 대만, 홍콩, 중국, 싱가폴 등 동남아로 번지고 있다. 한국의 교사와 강사들이 글로벌 역량을 갖추어 세계로 진출하 수 있도록 진심으로 후원하고, 지지하는 (나의) 마음을 그들에게 표현하고 싶다.

피아노 어드벤처를 개발하게 된 이유는.

-150년이 넘은 교본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이런 교재들이 너무나 기계적이고 형식적이다. 아이들이 재미를 못 느낀다. 음악이란 부모나 선생님이 무서워서 배우는 게 아니라 즐기면서 배워야 한다. 재미가 있으려면 예술과 표현이 같이 어우러져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음악에 스스로 빠지면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게 된다. 요즘 시대의 아이들이 스스로 재미있게 음악에 빠지고 감동하도록 가르칠 수 없을까 오랫동안 고민한 결과가 피아노 어드벤쳐다.

미국을 포함 선진국의 음악교육과 피아노 교육에 한국이 배울만한 점이 있다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이 필요하다. 부모나 교사가 미리 기준을 설정해 놓고 그 기준에 맞게 아이를 끌어올리려 하면 안된다. 아이들에게는 저마다 내면적 자질과 관심, 특성이 다르다. 이것들을 모두 끄집어 내서 자신만의 음악을 즐기도록 유도해 주는 것이 부모와 선생님의 옳은 역할이다. 아이가 부모와 선생님, 피아노를 무서워하면 절대로 옳은 교습이 아니다.

현재 한국의 음악교육과 피아노 교육의 좋은 점과 개선할 점이 있다면.

-아이들이 매우 열정적이고 부모님들의 지원도 적극적이라는 것은 매우 좋은 점이다. 음악에 대한 감수성과 손가락의 섬세한 테크닉도 매우 뛰어나다. 손목과 팔, 몸 전체를 활용하는 연주력을 보강하면 뛰어난 연주자가 나올 잠재력이 매우 크다. 그러나 음악은 장르가 다양하고, 각 장르가 모두 고유의 음악적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 특정 장르에 대한 선입견과 호불호가 너무 강하다는 게 좀 아쉬운 부분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아는가?

-잘 알고 있다. 강남스타일 이전부터 여러 나라에서 K-POP을 교본으로 편곡해 달라는 요구가 꽤 있어 고민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싸이의 말춤에는 피아노 어드벤쳐의 핵심 노하우인 손목과 팔목의 릴렉스 테크닉이 들어있다. 이미 강남스타일을 피아노 악보로 편곡했다. 첫 강연회 때 연주했는데 참가자들이 아주 좋아했다. 기회가 되면 싸이에게 들려주고 싶은데 아쉽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피아노 교수법의 권위자이자 '피아노 어드밴쳐'의 저자 랜달 페이버 박사가 전국 순회강연을 위해 방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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