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프리먼과 잭 니콜슨이 주연한 '버킷 리스트(The Bucket List)'라는 영화를 기억하는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60대의 두 노인이 병원에서 우연히 만나 세계여행을 떠나면서 그동안 목록에 기록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이루어 가는 가슴 뭉클한 영화다. '버킷 리스트'는 일생에 꼭 해보고 싶은 것, 일생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을 적은 목록이다.
김형우 여행전문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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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일본 최초로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야쿠시마는 규슈의 최남단인 사타미사키에서 남쪽으로 약 60km떨어진 보석 같은 섬이다. 규슈지방 최고봉인 미야노우라다산(1936m)이 가부좌를 틀고 섬을 지키고 있다. 사람들이 한사코 야쿠시마를 찾고 미야노우라다산을 오르려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수령 7200년 된 삼나무를 만나고자 하는 열망이 크기 때문이다. 미야노우라다산을 오르다보면 금방이라도 어디선가 숲의 정령이 나타날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거대한 삼나무. 죽은 듯 조용한, 그러나 수천 년 된 나무가 뿜어내는 강렬한 기(氣)운은 온몸을 오싹하게 만든다. 그 오싹함은 서서히 몸속에서 편안함으로 바뀌고 마침내 몸은 '힐링'효과를 맛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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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삼나무 군락지는 해발 1400m 지점에도 분포해 있다. 야쿠시마 사람들은 "사람 2만, 원숭이 2만, 사슴 2만, 도합 6만이 야쿠시마의 인구"라고 자랑한다. 아열대와 아한대의 자연이 공존하는 이곳이야말로 사람과 동물, 자연이 동화되어 살아가는 천혜의 파라다이스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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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시마에는 요즘 때 아닌 '슬로 라이프'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본 사람들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정신적 상처와 트라우마를 다스릴 곳을 찾아나서는 게 유행이다. 이 곳 야쿠시마가 주목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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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를 안보고 가면 '반쪽 자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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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에서 반드시 들러봐야 할 곳이 있다. 정유재란 당시 가고시마로 끌려왔던 조선 도공 심당길 선생의 후손들이 일구어낸 도자기 명가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사쓰마 야키'라 불리는 조선 도자기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심수관가(家)는 지금 15대 심수관 씨가 그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야쿠시마 여행 문의=이와사키 호텔 서울사무소(02-598-2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