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소비자고발] 잘 나가는 폭스바겐, 한국에서 너무 인색한데?

기사입력 2011-07-28 10:48 | 최종수정 2011-07-29 09:57


지난 1일 한-EU FTA 발효 이후에도 폭스바겐코리아만 가격을 내리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 상위 5개 업체 중 유일하게 FTA 발효로 인한 관세 인하 혜택을 적용하지 않고 있는 것. 전반적인 업계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모두 내리는데, 왜 폭스바겐만?

볼보는 FTA 혜택을 실질적으로 보기도 전에 가장 먼저 가격을 조정했다. 볼보는 지난 5월23일부터 기존 3890만원이던 C30 D4와 5710만원인 S80 D5의 가격을 각각 52만8000원, 80만4000원 내렸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도 마찬가지. 지난 6월부터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 차종의 가격을 기존 대비 평균 1.4%정도 인하했다.

그리고 FTA 발효 시점에 맞춰 지난 1일 유럽산 전 브랜드들이 일제히 가격을 내렸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는 0.7~1.4% 인하했으며, 포르쉐도 평균 2.6%, 최고 550만원 인하했다.

그러나 폭스바겐코리아는 현재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염혜지 차장은 "1일 선적분부터 관세인하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르면 9월말이나 구체적인 인하폭이 결정된다"고 밝혔다. 향후 가격인하 대상이 되는 모델은 골프 5개 라인업 (골프 1.6 TDI 블루모션, 골프 1.4 TSI, 골프 2.0 TDI, 골프 GTD, 골프 GTI)을 비롯해 중형 4도어 쿠페인 CC 2개 모델, 럭셔리 대형 세단인 페이톤 3개 모델이다. 구체적인 인하 시기는 미정이고, 각 모델 별 새로운 가격은 국내 수요 및 운송 기간에 따라 출시 일정이 결정되면 개별적으로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같은 폭스바겐코리아의 가격 정책은 물론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관세 혜택을 고스란히 챙긴다는 '오해'를 소비자들에게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목. 특히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돌리기 위해 FTA 인하 전부터 가격을 내린 다른 브랜드들과 비교해보면, 폭스바겐코리아의 나홀로 가격 정책은 더욱 수긍하기 힘들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를 보면서까지 가격을 내리는 것은 그간 한국시장에서 거둔 이익을 고객과 나누겠다는 뜻"이라며 "단순히 숫자와 장부만을 놓고 따질 게 아니라, 한국 시장에서 승승장구를 거듭해온 브랜드로서 소비자의 입장을 좀 더 헤아려봐야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익은 늘어나도, 기부금은 하향곡선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1만대를 팔았던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6월까지 6592대를 팔았다. 이는 한국 진출 이후 역대 최고의 판매 성적. 수입차 업계 판매 순위에서도 BMW와 벤츠에 이어 3위를 지켰다. 특히 최근 높은 연비를 자랑하는 신형 제타의 돌풍은 무서울 정도. 5월 출시되자마자 645대(5월), 272대(6월)가 팔려나갔다. 대기 물량만 800대에 달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기부금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해 매출액 7932억원. 3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기부금은 2009년 6312만원에서 오히려 30% 넘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기부금은 4200만원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폭스바겐코리아는 "고객이 참여하는 형태로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직원 및 관계사로부터 기부 받은 물건으로 '사랑의 바자회'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특히 한국토요타의 최근 행보와 비교되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 지난해 리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한국토요타는 매출 4232억원에 1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도, 2009년 3억 3600만원에 비해 45%가 늘어난 4억8700만원을 기부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폭스바겐 코리아 홈피
폭스바겐코리아. 사진출처=폭스바겐코리아 홈페이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