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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고음 지르기, 어느 순간 성대는 '고음불가'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1-06-10 16:46


무리한 고음 지르기, 어느 순간 성대는 '고음불가'

방송 '나는 가수다'가 연일 화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도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가수 지망생이 급증하고 있다. 가수 지망생은 서바이벌 오디션의 특성상 시원한 고음과 폭발적인 성량을 보여주는데 집중하게 된다. 그런데 기본적인 호흡과 발성이 제대로 안 될 경우 성대를 혹사시키는 결과만 낳는다.

공기역학검사로 호흡과 발성법 점검해야

가수 지망생인 20대 초반 A씨는 얼마 전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공개 오디션 참가를 위한 맹연습이 이어지던 어느 날부터 목소리가 쉬고 잠기더니 급기야는 소리조차 낼 수 없는 상태가 된 것. 두려운 마음에 병원을 찾은 A씨는 근긴장성 발성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또 의사로부터 "가수가 되고 싶다면서 목소리에 해로운 모든 것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A씨는 "음악을 하면서 담배와 술을 하고 생활패턴도 불규칙 했는데 이 모든 것이 목에는 '독'이었다"며 "공기역학검사라는 것을 받았는데 호흡과 발성법도 완전히 잘못돼 있었다"고 후회했다.

A씨가 받은 공기역학검사란 호흡과 발성법을 쉽게 점검하는 방법이다. 공기역학검사는 성대를 통과하는 공기의 양인 호기류를 분석해 발성기능과 음성질환을 평가하는 검사다. 발성지속 시간, 호기류율, 성문하부에 작용하는 압력인 성문하압 등을 측정한다. 발성지속 시간 검사는 얼마나 발성을 오래 끌 수 있는 지를 보는 검사, 호기류율 검사는 단위시간당 호기류를 측정하는 것이다. 남성은 최소 15초, 여성은 10초 이상 발성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이보다 짧거나 호기류율이 증가하면 성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성문의 폐쇄부전을 의심할 수 있다. 복잡해보이지만 실제로는 피검자가 코를 막고 마우스피스를 입에 문 상태에서 가장 편하고 자연스러운 음높이와 강도로 목소리를 내면 기계가 마스크를 통해 나오는 호기류량를 분석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은 검사다.

검사결과 성대 접촉이 너무 세거나 약한 경우, 음높이가 적절하지 않은 경우 등 잘못된 발성습관이 파악되면 이를 교정하는 음성치료를 받아야 한다. 음성치료는 잘못된 호흡과 발성을 바로잡고 최상의 음성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한다. 보통 주 1~2회씩 총 10회 가량 진행한다.

음역 훈련은 자신의 음색 찾는 과정


만약 자신이 낼 수 없는 음을 내기 위해 목소리를 잘못 내거나 큰 소리를 지르면 '근긴장성 발성장애'가 생길 수 있다. 근긴장성 발성장애란 해부학적이나 기능적으로 성대구조는 정상이지만 음성의 오용과 남용으로 인해 생기는 발성장애를 말한다. 대표적인 근긴장성 발성장애에는 음성-남용 증후군이 있고 이는 다시 긴장성 피로증후군과 보가트베이콜 증후군으로 분류된다.

긴장성 피로증후군은 발성장애가 오래 지속되면서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고 목소리가 쉽게 피로해지며 음역이 감소하는 상태를 말한다. 쉬고 거친 목소리가 나고 말할 때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보가트베이콜 증후군은 자신의 목소리와 맞지 않게 무리하게 목소리를 낮추면 성대 바깥쪽의 근육이 과도하게 사용되고 턱 근육이 심하게 경직돼 나타나는 발성 장애다. 1940년대 영화배우 험프리 보가트와 부인인 로렌 베이콜의 목소리를 일반인이 흉내 내는 것에서 시작된 보가트베이콜 증후군은 성대모사와 관련된 발성장애로 자신의 음역을 고려하지 않고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무작정 따라하면 생길 수 있다. 결국 노래를 오래 잘 하려면 곡을 선정하고 연습을 하기 전에 지금 내고 있는 목소리가 자신에게 맞는 것인지 점검하고 올바른 발성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가수 지망생이 중요시하는 음역대는 충실한 연습을 통해 어느 정도 넓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음역대는 연습량에 비례하지 않는다. 개인이 낼 수 있는 음역은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진 한계가 있다. 연습을 통해 낼 수 있는 음역은 원래 불가능한 범위가 아니라 가능한 범위지만 소리를 내는 방법이 좋지 않아 그동안 내지 못했던 음이다. 즉 음역을 넓히는 훈련이란 연습을 통해 자신의 음역을 찾고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이다.

목을 혹사해 근긴장성 발성장애가 왔다고 해도 몸과 목의 긴장을 풀어주고 복식호흡만 잘 하면 상당히 완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평소 목을 소중하게 다뤄야 건강하고 맑은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건강한 목소리 유지하는 법

① 하루 8잔 이상 물을 충분히 마신다

② 흡연은 물론 간접흡연도 금물이다.

③ 성대를 건조하게 하는 술, 카페인이 든 음식을 먹지 않는다.

④ 위산역류로 인한 자극을 줄이기 위해 과식과 야식을 금한다.

⑤ 목을 가다듬거나 기침을 하는 습관을 고친다.

⑥ 가습기를 이용해 50~55%의 적정 습도를 유지한다.

⑦ 먼지가 많거나 공기가 탁한 곳에 오래 있지 않고 실내를 자주 환기시킨다.

⑧ 피로하지 않도록 충분한 자고 심리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조절한다.

<도움말 :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주형로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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