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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리 118위…그러나 '컴퓨터 샷'으로 내셔널 타이틀 품었다…홍지원 "정확함이 내 골프의 매력"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06-18 17:59


비거리 118위…그러나 '컴퓨터 샷'으로 내셔널 타이틀 품었다…홍지원 "…
◇사진제공=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 조직위원회

[음성=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장타 신드롬이 불고 있는 한국 여자 골프. 하지만 '내셔널 타이틀'을 차지한 건 정확한 샷을 앞세운 홍지원(23)의 차지였다.

홍지원은 18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CC 남, 동 코스(파72·6721야드)에서 펼쳐진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3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가 된 홍지원은 마다솜(24) 김민별(19)과 함께 공동 1위가 됐고, 2차 연장 끝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8월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메이저 대회인 한화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차지했던 홍지원은 10개월 만에 다시 메이저 타이틀을 품었다.

홍지원은 올해 티샷 비거리 225.70야드(약 206.3m)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파4~5 평균 티샷 거리 118위에 불과하다. 300야드 가까운 티샷을 치는 방신실 등이 등장하며 불고 있는 '장타 열풍'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파4~5 페어웨이 안착률은 88%로 1위, 150m 이내 그린 안착률 3위로 정교한 샷을 자랑한다.

홍지원은 "전반까지만 해도 3타차라 우승을 예상 못했다. 후반 들어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따라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기하지 않고 쫓아가면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타차로 앞서던 18번홀에서 파로 마무리한 홍지원은 김민별의 버디 퍼트로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김민별의 버디 성공 순간 박수를 쳤던 홍지원은 "너무 완벽한 샷을 해서 나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며 "(2차 연장시 내 버디 퍼트 때) 너무 떨렸는데 캐디가 '이제까지 잘 해왔다'고 말해줘 안정을 찾고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비거리 118위…그러나 '컴퓨터 샷'으로 내셔널 타이틀 품었다…홍지원 "…
◇사진제공=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 조직위원회
"장타 선수는 장타가 무기인 만큼, 나는 정확성이 무기다. 페어웨이에서 좀 더 뒤에 있더라도 핀에 좀 더 가깝게 붙일 자신이 있다. 내 색깔을 인정하며 치려 한다" 홍지원은 "거리를 늘리고자 했는데 그러니 스윙이 무너지고 헤드 페이스 가운데 못 맞춰 오히려 거리가 더 안나오는 상황이 많더라. 가운데 맞춰서 정확하게 보내자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거리를 늘리면 유리한 면이 있긴 하다. 하지만 7번 아이언으로 치던 걸 8번 아이언으로 친다고 해서 홀컵에 붙인다는 보장이 없다. 지금까지 이어온 색깔이 내게 맡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팬들은 시원한 장타를 좋아하신다. 하지만 나만의 골프도 나름 재밌다고 생각한다. 큰 타수를 잃지 않는다는 메리트가 있다. 사실 나는 공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웃음). 어려운 곳을 피하고 공략하는 게 내 골프의 매력 아닐까"라고 미소 지었다.

홍지원은 "내셔널 타이틀을 나라는 선수가 얻었다는 게 큰 영광이다. 권위 있는 대회이기에 더 뜻깊다"며 "남은 3개 메이저 대회도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음성=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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