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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요? 그건 석달 전…ㅎㅎ" 군복무를 발전의 기회로…, 늦깎이 대형스타의 탄생 '속도 아닌 방향'[인터뷰]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3-05-22 10:22


"95㎏요? 그건 석달 전…ㅎㅎ" 군복무를 발전의 기회로…,  늦깎이 대…
백석현 우승 환호

[서귀포(제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해외투어를 뛰는 미필자. 군 입대를 생각하면 답답한 건 사실이다.

중단되면 다시 잇기 쉽지 않은 골프라는 종목의 특성. 군 복무 공백과 그 이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한다.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에 빠지는 선수가 종종 있다.

그런 면에서 21일 SK텔레콤오픈에서 KPGA 코리안투어 데뷔 첫 우승을 이룬 백석현(33)은 용기 있는 장한 선수다.

중학교 시절 아버지를 따라 태국으로 건너가 주니어 시절을 태국에서 보낸 백석현은 태국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아시안프로골프투어와 일본투어 태국투어 등 해외에서 주로 뛰었다. 태국투어에서 5차례 우승도 했다. 국민기업 싱하의 스폰서를 받을 만큼 태국 내에서는 제법 많이 알려져 있는 골퍼.


"95㎏요? 그건 석달 전…ㅎㅎ" 군복무를 발전의 기회로…,  늦깎이 대…
백석현 18번홀 벙커샷

"95㎏요? 그건 석달 전…ㅎㅎ" 군복무를 발전의 기회로…,  늦깎이 대…
우승 퍼트 성공 후 환호.
하지만 그는 골프의 연속성을 위해 병역의무를 회피하지 않았다.

2018년 국내에 돌아와 병역의무를 마쳤다. 긍정적 마인드로 단절의 시간을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로 바꿨다. 한때 140㎏에 달했던 과한 체중을 감량하는 기회로 삼았다. "공익 근무 중 8개월 간 62㎏을 감량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탄수화물 제한 등 식단 조절로 30~40㎏을 뺀 뒤 속도가 저조하자 운동량을 두배로 늘렸다"는 증언. 군 복무 후 코리안투어에서 활약하며 2023년5월21일을 잊을 수 없는 대망의 첫 우승날로 골프 인생의 다이어리에 새겨넣을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 18번 홀에서 감격의 우승 세리머니로 흠뻑 젖은 백석현. 전역 직후 몸무게는 아닌 것 같았다.


"95㎏요? 그건 석달 전…ㅎㅎ" 군복무를 발전의 기회로…,  늦깎이 대…
백석현 우승 감격

"95㎏요? 그건 석달 전…ㅎㅎ" 군복무를 발전의 기회로…,  늦깎이 대…

"95㎏요? 그건 석달 전…ㅎㅎ" 군복무를 발전의 기회로…,  늦깎이 대…
백석현 우승트로피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현재 체중을 공개하실 수 있을까요?'


"'노 코멘트' 하겠습니다(웃음). 제가 성적이 좋지 않으면 먹는 걸로 푸는 편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시합을 뛰면 오히려 체중이 더 불어요."

'1라운드 후 인터뷰에서 95kg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아, 제가 최근 살이 찐 느낌이 들어서 체중을 재보지 않았거든요. 그건 사실 3개월 전 체중이에요. 그 이후에는 체중을 재보지 않았어요.(좌중 웃음)"

체중이 얼마면 또 어떤가.

백석현은 필요하면 얼마든지 뺄 의지가 있다.

"4년 시드를 확보한 만큼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단점을 보완해 더 멋진 골퍼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성공 집념을 품은 결혼 5개월 차 새 신랑.

인생을 닮은 골프도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

첫 우승은 늦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걸음을 뗀 늦깎이 스타. 오랜 등반을 거쳐 정상에 우뚝 선 백석현의 성공시대가 이제 막 시작됐다.

사진제공=KPGA 코리안투어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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