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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흥행용 조편성..숨은 진실은?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3-06-11 17:23 | 최종수정 2013-06-12 08:34


타이거 우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이 1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드모어의 메리언골프장(파70·6996야드)에서 개막한다.

전 세계 강호들이 총 출동한다. 흥미 거리도 많다. 무엇보다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타이거 우즈(미국)의 통산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우즈는 지난 2008년 US오픈에서 아픈 다리를 끌고 연장전 끝에 개인 통산 14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후 스캔들과 슬럼프로 고전했던 우즈는 지난해부터 샷감을 살려냈고, 올시즌에만 PGA 투어에서 4승을 올리고 있다. 2주전부터 US오픈 준비에 들어간 우즈는 대회장인 메리언 골프장에서 비밀연습을 하는 등 메이저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보였다. 우즈를 포함해 세계랭킹 60위 이내와 각 지역에서 치열한 예선전을 치른 선수 등 156명이 출전해 경쟁한다. 총상금은 800만 달러(약 90억원), 우승 상금은 144만 달러(약 17억원)다.

이번 대회는 흥행을 위한 조편성 발표로 개막전부터 열기가 뜨겁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1,2라운드 같은 조에 세계랭킹 1위 우즈와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이자 랭킹 3위인 애덤 스콧(호주)을 묶었다. 골프팬들은 이들의 플레이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탄성을 지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선수들은 불편하다. 특히 우즈는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다가 해고한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와 동반 라운드를 해야 한다. 우즈와 결별한 윌리엄스는 이후 스콧의 캐디백을 메고 있다. 결별 이후 우즈와 윌리엄스는 언론을 통해 서로에 대한 섭섭함을 드러냈고 윌리엄스는 공적인 자리에서 우즈에 대한 험담까지 했다. 이후 윌리엄스는 최근 몇 년 간 스콧의 세계랭킹 상승에 큰 기여를 했다.

우즈만 그런 게 아니다. 스콧도 우즈, 매킬로이와의 동반 플레이가 부담스럽다. 스콧은 대회에 앞서 10일 진행된 기자 회견에서 "같은 조에 편성된 우즈와 매킬로이에 조금 더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다"며 불편함을 나타냈다. 스콧은 자신이 속해 있는 조에 몰려들 갤러리에 대해 걱정했다. 스콧은 2008년 US오픈 당시 우즈와 필 미켈슨(미국)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한 조에서 플레이했다. 당연히 갤러리의 집중과 관심은 폭발적이었고 압박감을 느낀 스콧은 공동 26위로 대회를 마친 바 있다. 스콧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 상황이면 누구라도 들러리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이라며 "대회장의 고조된 분위기가 엄청났다. 목요일 첫 티오프하는 조에서 그만한 갤러리를 본 적이 없었다. 잘 모르겠지만 이번 주에도 마찬가지로 들러리일 것 같다. 그래서 세계 랭킹 3위인가 보다"라고 말했다.

US오픈은 지난해부터 흥행을 위한 조편성을 발표했다. 지난해는 우즈, 미켈슨, 버바 왓슨(이상 미국) 등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세 선수를 한 조에 묶었다. 또 매킬로이, 리 웨스트우드(영국), 루크 도널드(영국) 등 유럽 선수를 같은 조에 넣었다. 더욱 재미있는 조는 롱퍼터를 쓰는 스콧, 키건 브래들리, 웹 심슨(이상 미국)의 조합이었다. 최경주와 양용은, 김경태는 '코리언조'로 묶였다.

USGA의 이같은 아이디어는 티켓 판매 부진 타개책이었다. 지난해 US오픈을 앞두고 갤러리 티켓 판매가 지지부진했다. 일반 티켓 뿐 아니라 스카이박스에서 즐길 수 있는 수백 달러짜리 비싼 티켓도 매진이 안됐다. 처음있는 일이었다. 티켓 판매에 비상이 걸린 USGA는 평일 1,2라운드 티켓을 팔기 위해 1, 2라운드 조 편성을 흥행 위주로 짰다. 이런 조치 덕에 티켓은 모두 판매됐다. 지난해 경험을 살린 USGA는 올해도 평일 흥행을 위해 이 같은 작품을 만들어 냈다.

한편 외국 주요 베팅업체들은 단연 우즈의 우승 확률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한 업체는 우즈의 우승 배당률을 5/1로 책정했고 그 뒤를 이어 스콧, 미켈슨, 맷 쿠차(이상 미국), 매킬로이 등 네 명이 20/1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베팅업체 역시 우즈 5/1, 쿠차 18/1, 스콧과 매킬로이, 미켈슨을 20/1 순으로 전망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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