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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롱퍼터를 쓰는 선수들이 계속 우승하고, 필 미켈슨(미국)까지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서 벨리 퍼터를 들고 나오자 전세계 골프계가 시끄럽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뛰고 있는 재미교포 미셸 위는 이미 벨리 퍼터로 바꿨다. 국내 선수들 사이에서도 '나도 한번?'이라는 말이 나오고, 심지어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롱 퍼터 열풍이 불 조짐이다.
롱 퍼터만 쓰면 퍼팅 실력이 늘까? 그렇다면 롱 퍼터를 쓰지 않는 선수들은 왜 기존 퍼터를 고집할까.
롱 퍼터는 짧은 스트로크의 직진성이 좋지만 긴 퍼트의 거리감은 보통 퍼터에 비해 덜어진다고 말한다.
확실한 장점이 입증된 롱 퍼터지만 많은 프로 골퍼들은 롱퍼터 사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전통을 중요시하는 골프에서 롱 퍼터는 일종의 개념파괴 느낌을 준다. 골프 규칙에는 18인치보다 짧은 퍼터는 사용할 수 없지만 반대로 퍼터 길이의 상향 제한은 없다.
2002년 비제이 싱(피지·2004년 한때 세계랭킹 1위)이 벨리 퍼터를 들고 나와 우승했을 때 몇몇 선수들은 "우스꽝 스럽다"며 비아냥 거렸다. 싱은 얼마 뒤 보통 퍼터를 들고나와 보란 듯이 우승했다.
최근 미켈슨의 롱 퍼터 사용은 큰 이슈가 됐다.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이고, 최고 인기 선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프는 트렌드다. 투 피스 볼에서 스리 피스 볼로 옮겨갈 때도 그랬고, 드라이버 헤드 체적이 460cc까지 커질 때도 그랬다.
최근 PGA에서 롱 퍼터를 사용하는 선수는 15%까지 급증했다. 1년만에 3배로 껑충 뛰었다.
아마추어의 롱 퍼터 효용성에 대해서는 주장이 엇갈린다. 몇몇 레슨 코치들은 "볼을 똑바로 보낼 수 없다면 롱 퍼터로 당장 바꾸라"고 말한다.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들은 "롱퍼터는 상당한 연습을 요한다. 연습, 특히 퍼팅 연습이 부족한 아마추어 골퍼들은 더욱 심각한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저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주말 골퍼 사이에서도 롱 퍼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