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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디 오픈, 앞바람-뒷바람 어느쪽이 무서울까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07-17 14:55


제140회 브리티시오픈이 펼쳐지고 있는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 조지스골프장에는 예상대로 강풍이 몰아치고 있다. 3라운드에는 비바람까지 더해졌다. 강한 바닷바람은 평균 시속 45~55㎞, 최고 시속은 64㎞까지 나오고 있다. 바람이 심할 때는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다.

선수들은 자주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대체로 오후에 바람이 더 심하다. 오전조와 오후조의 스코어는 5타 이상 차이가 난다.

골프 코스내 바람은 크게 4가지다. 선수들은 이를 편하게 앞바람과 뒷바람, 그리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부는 슬라이스성 바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부는 훅성 바람으로 분류한다.

프로 선수들은 앞바람보다는 뒷바람을 오히려 더 까다롭게 생각한다. 티샷은 상관없지만 그린을 공략하는 샷의 경우 앞바람은 바람의 세기에 따라 클럽만 길게 잡으면 되지만 뒷바람은 볼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하다. 뒷바람이 불면 백스핀을 먹이더라도 도중에 스핀이 풀리고 그린에 떨어지는 순간 런이 생갭다 훨씬 많이 발생한다. 핀이 그린 앞쪽에 꽂혀있을 경우 볼을 붙일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짧게 공략하면 그린에 아예 올릴 수 없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프로와 정반대다. 너나 할 것이 없이 앞바람을 싫어하고 뒷바람을 좋아한다. 앞바람은 비거리가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뒷바람이 불면 '순풍에 돛 단다'며 싱글벙글이다. 아마추어는 정밀한 그린 공략보다는 늘 거리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좌우로 부는 바람은 컨트롤하기가 더 어렵다. 최경주는 "조금 돌려치면 멀리 달아나고, 감아치면 좌우로 휜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 로열 세인트 조지스골프장은 좌우에 항아리 벙커가 많아 선수들은 더욱 곤혹스럽다.

바람은 기술적인 면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에도 악영향을 준다. 바람은 골퍼에겐 성가시고 짜증나는 존재다.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 양용은은 3라운드를 마친 뒤 "바람 때문에 거리 조절도 힘들었고, 신경이 쓰여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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