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알고보니 '죽음의 조'였다" 은혜 갚은 팔레스타인, 이라크에 '0-1→2-1' 극장승…韓, 북중미까지 '단 1점'

윤진만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3-26 07:43


"홍명보호 알고보니 '죽음의 조'였다" 은혜 갚은 팔레스타인, 이라크에 …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1대1 무승부로 끝나자 홍명보 감독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5/

"홍명보호 알고보니 '죽음의 조'였다" 은혜 갚은 팔레스타인, 이라크에 …
아시아축구연맹 SNS 캡쳐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이 속한 B조가 '죽음의 조'였다.

25~26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8차전을 끝마친 현재, B조 선두와 4위의 승점차는 6점, 2경기차에 불과하다. C조와 A조에선 1위와 4위의 간격이 각각 11점과 10점으로 벌어진 것과 비교해 네 팀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형국이다. B조는 유일하게 3월까지 월드컵 조기 진출팀을 배출하지 못한 조다. C조 일본(승점 20)은 7차전, A조 이란(승점 20)은 8차전을 통해 북중미행 비행기표를 챙겼다.

홍명보호의 계획도 3월 조기 진출이었지만, 3월 A매치 홈 2연전에서 오만(20일·고양)과 요르단(25일·수원)을 상대로 각각 1대1로 비기면서 스텝이 꼬였다. 25일에 열린 요르단전에선 전반 5분 이재성의 이른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전반 30분만에 마흐무드 알 마르디에게 동점골을 내준 뒤론 졸전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았다. 홍 감독은 이번 3차예선 최근 3경기에서 3연무, 특히 홈 4경기에서 단 1승(3무)에 그친 부진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고 집중할 수 없는 무언가 있는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주장 손흥민은 홈 경기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홍명보호 알고보니 '죽음의 조'였다" 은혜 갚은 팔레스타인, 이라크에 …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양민혁이 패스를 기다리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5/

"홍명보호 알고보니 '죽음의 조'였다" 은혜 갚은 팔레스타인, 이라크에 …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역전골 찬스를 놓친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5/
'홈 2연무'는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에 '치명타'가 될 공산이 컸다. 한국-요르단전 결과를 확인한 이후에 팔레스타인 원정경기를 치르는 이라크가 승점 3을 딸 경우, 한국(승점 16)-이라크(승점 15)-요르단(승점 13)이 승점 3점 안에 묶이는 그림이 나올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6월 이라크 원정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본 팔레스타인-이라크전에선 기적과도 같은 일이 펼쳐졌다. 이라크는 중립지인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경기에서 전반 34분 아이만 후세인의 선제골로 전반을 1-0으로 앞섰다. 한데 승리가 눈앞에 아른거리던 후반 43분 아부 알리에게 동점골을 내주더니, 후반 추가시간 7분 아미드 마하즈나에게 헤더로 통한의 역전 결승골을 헌납하며 1대2로 패했다. 최하위였던 팔레스타인(승점 6)은 5위로 뛰어올라 간신히 4차예선(조 3~4위) 진출 가능성을 남기는 한편, 한국에 큰 선물을 남겼다.

일부 축구팬들은 팔레스타인이 한국에 은혜를 갚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은 지난해 9월 3차예선 1차전 홈 경기에서 팔레스타인과 졸전 끝에 0대0으로 비겼다. 같은 해 11월 팔레스타인 원정경기에서도 1대1로 비겼다. 팔레스타인은 이번 3차예선에서 홍명보호가 이기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팔레스타인이 8경기에서 따낸 승점 6점 중 약 33.3%에 달하는 2점을 한국을 상대로 따냈다. 그 2점이 없었다면 월드컵 희망이 사라질 뻔했다.


"홍명보호 알고보니 '죽음의 조'였다" 은혜 갚은 팔레스타인, 이라크에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홍명보호 알고보니 '죽음의 조'였다" 은혜 갚은 팔레스타인, 이라크에 …
한국은 한결 여유를 갖고 6월 A매치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6월5일 이라크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딴다. 잔여 1경기를 남겨두고 3위 이라크와 승점차가 4점이 유지되어 최소 2위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이라크에 자칫 패하더라도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 요르단과 이라크가 10차전 최종전에서 격돌하는 일정이라, 6월10일 쿠웨이트와의 홈 경기에서 승점 1점만 따내도 월드컵에 간다.

문제는 '본선 경쟁력'이다. 홍명보호는 최근 5경기 연속 실점을 하는 등 갈 수록 경기력이 떨어지는 흐름이다. 이번 2연전에선 김민재(바이에른뮌헨)가 부상으로 낙마하고,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백승호(버밍엄시티)가 경기를 뛰다 다치는 불운이 겹쳤다. 주장 손흥민은 "내가 감독은 아니지만, 유럽에서 경험하는 선수가 있을 거고, 그 선수들이 더 많은 경기를 뛰면 분명히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매순간, 매일매일 배우고 있다. 월드컵에서 내가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바람을 이야기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