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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이러다 고질적 징크스 될라.'
이날 패배로 스페인은 묘한 '승부차기 징크스'에 빠져들었다. 모로코전이 끝난 뒤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 감독이 "1년 전에 선수들에게 월드컵을 위해서는 최소 1000번의 페널티킥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뒤늦게 푸념할 정도로 '백약이 무효'한 징크스다. 스페인은 그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총 5번의 승부차기 승부를 했는데 4패를 당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 아일랜드전(3-2)이 유일한 승리다. 이후 지금까지 4연패를 했는데, 징크스의 원조는 한국이었다. 한-일월드컵 8강전에서 한국에 3-5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 16강 러시아전(2-4), 유로2020 준결승 이탈리아전(2-4)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시다가 이번에 또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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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케이스로 포르투갈은 '코리아 트라우마'에 제대로 걸렸다. 한국은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2대1 역전승, 기적같은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포르투갈은 앞으로 월드컵에서 한국을 만나면 지긋지긋한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게 됐다. 한-일월드컵 때도 같은 조별리그 최종전(D조)에서 0대1로 패했던 포르투갈은 20년 만에 한국을 다시 만나 또 망신을 당했다. 20년 전에는 한국에 패한 여파로 16강 탈락했지만 올해는 탈락하지 않은 게 그나마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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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미국을 처음 만난 1950년 브라질대회에서 0대1로 충격패를 당한 후 조별리그 탈락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C조 1차전서 1대1로 비겼고, 미국과 1승2무 동률을 이룬 뒤 다득점에서 밀려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치욕을 맛봤다가 16강서 탈락했다.
FIFA 랭킹 1위 브라질도 43위 카메룬만 만나면 비슷한 심정이다.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0대1 패배하며 체면을 구겼다. 브라질은 2003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같은 B조에 속한 카메룬에 0대1로 패한 여파로 4강 진출에 실패했고, 카메룬은 사상 최초로 결승까지 올랐다. 카메룬에겐 유일한 브라질전 승리였다. 1994년 미국,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모두 브라질에 패했다. 카메룬은 이번 월드컵서 조 3위로 탈락했지만 브라질을 19년 만에 꺾었다는 쾌거를 안고 돌아갔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