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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프리뷰]'저무는 골리앗' 벨기에-'다국적 다윗' 캐나다…'제2의 사우디' 꿈꾼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2-11-23 17:13


epa10199865 Belgium's Kevin De Bruyne (C) celebrates with teammate Michy Batshuayi (L) after scoring the 1-0 lead during the UEFA Nations League soccer match between Belgium and Wales in Brussels, Belgium, 22 September 2022. EPA/STEPHANIE LECOC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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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벨기에와 캐나다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F조 1차전이 24일 새벽 4시(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킥오프를 한다.

사실상 '극과 극' 대결이다. F조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벨기에가 2위로 가장 높은 반면, 캐나다는 41위에 불과하다. 같은 조의 모로코(22위), 크로아티아(12위)와도 랭킹으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대표팀을 구성하는 선수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객관적 전력상 벨기에가 몇 수 위라 할 수 있다. 더구나 벨기에는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가 14회에 달하는 '단골손님'이고, 캐나다는 36년 만에 본선에 복귀했다. 높은 FIFA 랭킹에도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이 3위에 그친 벨기에는 '한풀이'에 도전하고 '언더독' 캐나다는 제2의 이변을 꿈꾼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주변에서 이론의 여지 없이 F조 1위로 예상하는 팀은 단연 벨기에다. 케빈 더 브라위너, 로멜로 루카쿠, 에덴 아자르, 얀 베르통언 등 '월클(월드클래스)'이 즐비하다. FIFA 랭킹이 말해 주듯이 월드컵 본선보다 힘들다는 유럽 지역 예선(E조)에서 6승2무, 무패 행진을 달리며 1위로 통과했다. 일단 벨기에는 캐나다를 승점 3점의 제물, 나아가 잉글랜드, 프랑스처럼 대승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는다는 계획이다. 압도적인 피지컬을 바탕으로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여 다득점 사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캐나다는 '제2의 사우디'를 꿈꾼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에 '참사'를 안겼던 것처럼 '우리도 못할 이유는 없다'고 외친다. 그도 그럴 것이 캐나다는 북중미 최종예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과거 내세울 것이라고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 본선 진출과 2000년 골드컵 우승이 전부였지만 지난 예선서는 1위(8승4무2패)로 통과했다. 특히 총 7실점의 최소실점 기록으로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 미국을 힘들게 만들었다. 이런 기세를 벨기에전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사다.


Soccer Football - FIFA World Cup Qatar 2022 - Canada Training - Umm Slal SC Training Facilities, Umm Salal, Qatar - November 22, 2022 Canada's Alphonso Davies during training REUTERS/Siphiwe Sib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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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해' vs '뜨는 해'

지는 해는 대지를 벌겋게 물들이는 '한방'이 있다고 했다. 벨기에의 약점이자 강점이다. 지난 10년간 벨기에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주역들이 아직 존재하지만 노쇠화와 기량 저하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팀의 공격을 책임지는 아자르와 루카쿠다. 전성기 시절 이름값으로는 어디 내놔도 빠질 데가 없다. 하지만 첼시에서 최고의 시절을 보냈던 아자르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2020년)한 이후 과체중 논란을 불러올 정도로 몸 관리에 실패했고, 부상 악순환까지 겹쳐 주전에서 밀린 상태다. 루카쿠도 부상으로 인해 경기 출전수가 너무 적어 경기 컨디션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수비라인의 베르통언, 알더베이럴트도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세월의 무게에 눌려가는 모양새다. 지역예선 최소실점의 캐나다와 수비 대결에서 버거울 수 있다. 이에 반해 캐나다는 팔팔한 젊은 유망주가 무기다. 캐나다가 2026년 월드컵에 대비해 유소년 육성에 집중 투자하고 이민자 2세들을 적극 수용하면서 '황금세대'를 구축한 결과다. 16세에 캐나다 성인대표팀에 최연소로 데뷔한 알폰소 데이비스(22·바이에른 뮌헨)가 최고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이민자 2세 출신인 조나산 데이비드와 자메이카 출신 카일 래린이 전방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한다. 최고령 미드필더 아티바 허친슨(39)이 중심을 잡아주면 환상적인 '신-구 조화'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젊은 만큼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이지만 '뜨는 해'는 빛날 시간이 '지는 해'보다 더 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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