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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최종엔트리가 26명으로 확대되면서 골키퍼 포지션에 4명을 뽑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선 김승규와 조현우의 경쟁에 모든 관심이 모아진다. 스토리가 있다. 둘은 4년 전 러시아에서도 충돌했다. 김승규 쪽으로 추가 기운 듯 했지만 조현우가 깜짝 발탁됐고, 3경기 연속 선발 자리를 꿰찼다. 특히 조별리그 최종전에선 세계 최강 독일을 맞아 지구촌을 놀라게 하는 선방쇼를 펼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김승규는 절치부심, 4년을 기다렸다. 벤투호에서 그는 '넘버 1' 수문장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조현우는 4년 전처럼 막판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둘의 빛에 가려져 있지만 송범근도 있다.
1m94, 88kg인 그는 체격적인 조건에선 김승규(1m87, 84kg)와 조현우(1m89, 75kg)를 압도한다. 다만 A매치 경험이 떨어진다. 67경기의 김승규, 22경기의 조현우에 비해 1경기 출전이 전부다.
대표팀의 '넘버 3' 골키퍼는 큰 변수가 없는 한 출전 기회가 없다. 송범근의 운명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또한 출전 꿈을 포기하지 않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송범근은 16일 '막내라인'인 이강인(21·마요르카) 정우영(23·프라이부르크) 송민규(23) 백승호(25·이상 전북) 윤종규(24·서울)와 함께 대표팀의 훈련 캠프인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재능 기부'를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커뮤니티 이벤트'에 참여했다.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축구 클리닉을 펼쳤다.
행사내내 송범근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다. 그는 "이런 상황을 맞닥뜨릴 일이 많지 않다. 쉬다 보면 방 안에만 있는데 웃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시간이라 너무 좋았다"고 고백했다.
카타르월드컵은 송범근의 생애 첫 월드컵이다. 그는 "월드컵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다. 경기에 뛸지, 안 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나라를 대표해 왔다는 것이 굉장히 감격스럽다. 아직 내 꿈을 이룬 것은 아니지만 함께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너무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또 "처음 나온 월드컵이고, 더 긴장하고 그런지 컨디션은 더 좋은 것 같다"며 출전의 끈도 놓지 않았다. 벤투 감독의 선택도 남았다.
송범근은 이번에 출전이 불발되더라도 4년 후를 기약할 수 있다. 그래서 카타르월드컵이 더 소중하다. 미래의 대표팀 '넘버 1' 수문장이라는 희망 또한 활활 타오르고 있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