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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보고 싶었습니다.' 상암벌을 가득 메운 6만4375명의 카드섹션은 장관이었다. 감동이 물결쳤다. '파도타기' 응원도 별미였다. '축구의 본고장' 유럽이 부럽지 않았다. 힘겨운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이 울려퍼진 이곳이 곧 '축구 천국'이자 해방구였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도 새 역사를 썼다. 2018년 8월 한국 축구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이날 '28승'(10무4패)을 찍었다. 벤투 감독은 27승의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을 넘어 역대 대한민국 A대표팀 사령탑 최다승에 등극했다.
11년 만에 '이란 징크스'도 훌훌 털어냈다. 대한민국은 2011년 아시안컵 8강전에서 1대0 승리한 후 11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이란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 3무4패 끝, 8경기 만에 귀중한 승리를
태극전사들이 주도권은 잡았지만, 전반 내내 골이 터지기에는 2% 부족한 플레이들이 이어졌다. 경기 초반 해외파의 적응이 덜 될 탓인지 발걸음이 다소 무거웠다. 전반은 0-0으로 끝날 것 같았다. 끝이 아니었다. 전반 47분 대한민국 축구의 구세주 '캡틴' 손흥민이 번쩍였다. 그는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묵은 체증을 털어냈다. 이란 골키퍼가 온 몸을 쓰며 육탄방어했지만 볼은 이미 골라인을 넘었다. 손흥민이기에 터진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리드를 잡은 대한민국은 거칠게 없었다.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3분에는 권창훈(김천)이 김진수(전북)의 크로스를 왼발로 응수했지만, 볼은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기다리던 골은 후반 17분 다시 터졌다. 중앙수비수 김영권(울산)이 주인공이었다. 그는 황희찬(울버햄턴)의 크로스에 이은 이재성(마인츠)의 패스를 침착하게 왼발 슈팅으로 연결, 추가골을 작렬시켰다. 손흥민은 후반 25분과 후반 39분에도 골기회를 잡았지만 아쉽게도 골로 연출하진 못했다.
이미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 축구는 이제 최종예선의 마침표만 남았다. 26일 아랍에미리트(UAE)로 두바이로 출국하는 벤투호는 UAE와 아시아최종예선 최종전(29일 오후 10시45분·한국시각)을 치른다. 승리하면 A조 1위 확정이다. 카타르월드컵이 '꽃길'이 될 확률도 높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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